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민심 투어'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민심 투어 한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니다"라며 "옛날에 손학규 전 대표도, 안철수 대표도 똑같이 민심 투어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인위적으로 모양새 갖추기 위한 행동들은 안 하는 게 현명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과거와 같은 정치 행태를 계속 보여주는 것은 국민들을 짜증만 나게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윤 전 총장이 6월 말 7월 초에 정치참여 선언을 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그 다음 "국민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지역과 계층,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것"이라고 했다. "보수, 중도, 진보,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脫)진보 이야기를 듣고 아우르겠다"는 취지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에 대해 "5월 중순쯤 본인의 입장을 확실하게 천명하고 행동에 들어가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얘기해줬는데, 아직까지 입장이 분명하게 천명이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5월 중순쯤에 확실한 입장을 천명을 했으면 지금의 본인의 입지가 훨씬 더 좋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은 정당과 관계가 없는 지지도를 갖다가 어떻게 유지, 확장시키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그동안 약간 좀 혼선이 있었지 않았나 한다"면서 "그러니까 유승민 전 의원이 얘기했다는 것처럼 '간을 보는 식의 하는 짓'이라는 얘기를 듣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에도 당 내 대선 출마자가 많이 나왔다"며 "거기에 같이 섞여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를 현재로서는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윤석열 총장 측에서 내세우는 (입당에 대한) 스탠스 자체는 본인을 위해서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전망했다.
윤 전 총장이 제3지대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 나타나는 자기 지지 기반으로 지지가 확장해 나가면 자연적으로 나중에 정당과의 관계는 설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는 "요새 몇 번 통화를 했다"면서 "대표로 선출이 된 이후에 언론의 상당한 조명을 받고 있기 때문에 처신이 매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가 성공을 해야만 내년도 정권 교체도 가능할 것"이라며 "성공을 못 하면 젊은 사람은 정치에 뛰어들어서 함부로 해봐야 안 되겠구나 하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권주자들에 대한 평가도 남겼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권 교체를 위해서 대통령 후보 출마를 포기했다"면서 "약속대로 내년에 대권에 대해서는 나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는 "경제를 공부를 한 사람은 틀림없지만 실질적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데 있어서의 경제하고 이론상의 경제는 별개의 상황"이라고 했다.
여권 주자 중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지금 민주당 내에서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를 제일 많이 한 사람"이라고 했다. 또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 "실질적으로 내년도에 대통령 선거에서 하나의 핫이슈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