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6일 국회 본청 앞 잔디밭에 등이 푹 파인 보랏빛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등에는 다양한 문양의 보랏빛 타투가 있었다. 영구적인 것은 아니고 스티커였다. 자신이 대표발의한 타투업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퍼포먼스다.
류 의원은 이날 민주노총 타투유니온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타투'는 아직도 불법"이라며 "제가 태어나던 해(1992년) 사법부가 그렇게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30년 전 대법관들의 닫힌 사고방식은 2021년 대한민국의 기준이 되기에 너무 낡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타투는 그 사람의 '외모'다. 헤어와 메이크업, 패션, 피트니스와 본질적으로 같다"며 "나를 가꾸고, 보여주고 싶은 욕구는 사사로운 '멋부림'이 아니라, 우리 헌법이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지난11일 '타투업법'을 대표 발의했다. 그는 "'눈썹문신'한 홍준표 의원도 발의에 동참했다"면서 "1300만 타투인과 24만 아티스트를 불법과 음성의 영역에서 구출하는 것은 국회의 책임"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한나라당 대표를 하고 있던 2011년 눈썹문신을 했다.
그는 자신의 법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이 발의한 법안과 다르다"며 "형벌의 잔재로 여겨지는 '문신'이 아니라 국제적 표준인 타투라 이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척과 소독에 더해 '멸균'한 기구를 분리해 보관하도록 한 것이 가장 중요한 차이"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반영구화장은 물론, 모든 부문의 타투가 합법의 영역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지난해 5월 말 21대 국회 개원 후 복장으로 논쟁을 일으켰다. 이날 보랏빛 드레스도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퍼포먼스 후 쏟아질 비판을 예상한 듯 류 의원은 "누군가는 제게 '그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 있는 게 아닐 텐데'라고 훈계하지만, 이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 있는 거 맞는다"고 했다. 이어 "사회·문화적 편견에 억눌린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스피커, 반사돼 날아오는 샌드백이 국회의원 류호정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류 의원이 발의한 타투업법은 타투이스트의 면허와 업무 범위, 타투업자의 위생관리 의무, 정부의 관리·감독 등을 규정함으로써 타투업을 합법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홍 의원 외에 정의당 강은미·배진교·심상정·이은주·장혜영(가나다 순) 의원, 민주당 김성환·유정주·이규민·전용기 의원,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공동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