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에게 "양국은 전쟁과 분할 점령이라는 공통된 아픈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빈 호프부르크궁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을 마치고 환담장으로 이동하며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으로부터 궁 내부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호프부르크궁에서 열린 한-오스트리아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말한 '전쟁과 분할 점령'은 제2차 세계대전과 연합국의 분할 점령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는 북위 38선을 기준으로 남쪽에는 미국이, 북쪽에는 소련이 점령했다. 나치 독일은 1938년 같은 민족인 오스트리아를 병합했고, 오스트리아는 독일의 일부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패배했다. 전후 연합국인 미국·소련·영국·프랑스 4개국이 분할 점령했고 1955년 독립했다.

또 문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좁은 영토, 부족한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강소국으로 발전했다는 공통점도 있다"며 "양국이 미래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며 코로나, 기후위기 등 새로운 도전에도 공동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수소에 대한 산업적인 연구와 생산의 연결 고리가 중요하다"면서 양국 협력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는 수소 연구에 강점을 갖고, 한국은 수소차를 최초로 상용화하고 수출과 보급에서 1위를 보이는 등 수소 활용에 강점이 있다"며 "양국이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오스트리아는 1892년 수교해 내년에 130주년을 맞는다.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 '소록도 천사'로 불린 마리안느, 마가렛 간호사를 언급했다. 그는 "마리안느, 마가렛 간호사는 한국에서 가장 소외된 소록도 한센병원에서 헌신하다가, 편지 한 장 남기고 홀연히 떠나서 한국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면서 "한국에서는 두 간호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워킹홀리데이를 통한 청소년 교류가 보다 더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문화협력협정을 언급하며 "문화·예술·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교류와 상호 이해가 증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판데어벨렌 대통령에게 양국 수교 130주년을 맞는 내년에 한국에 방문해달라고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