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취임 후 첫 공개 일정으로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서해수호 희생 장병들의 넋을 기렸다. 이 대표는 천안함 폭침 희생자 유가족의 손을 맞잡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았습니다'라고 적었다. 보수정당의 당 대표로서 첫 공개 일정에서 '안보·보훈'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희생자 유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6·11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지도부와 함께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대전 유성구에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해 국민의힘이 충분한 예우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전현충원 방문에 대해 "대전현충원에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서해를 수호하다 희생하신 분들이 계시고, 포항 마린온 헬기 사고 순직 장병들도 계시다"고 했다. 통상 정치권 인사들은 당선 후 첫 공식일정으로 전직 대통령들과 순국선열이 안장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해왔는데, 이 대표는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14일 오전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보수정당으로서 안보에 대해 언급은 많이 했지만, 이런 보훈 문제나 여러 사건·사고 처리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면이 있다"면서 "반성하면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대전현충원부터 방문하게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현 정부의 안보·보훈에 대해 묻는 말에는 "과거 민주당보다는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도 천안함 생존 장병이라든지 보훈 문제는 아직 완벽하게 처리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은 여야가 힘을 합쳐서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공조해서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나 부상 당한 분들께 합당한 대우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막말 논란을 일으킨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의 천안함 발언에 대해서는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민주당 송영길 대표에게 (조 전 부대변인에 대한) 제명 등의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앞서 조 부대변인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최원일 천안함 함장이 당시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켰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해 왜곡하는 발언을 사회적으로 엄정하게 대응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천안함 폭침이나 서해 교전, 연평도 포격에 희생된 분들에 대해서도 왜곡 없이 기릴 수 있어야 한다"며 "다시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도록 민주당이 엄중하게 조치 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에는 전당대회 기간 마지막 공개 일정으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천안함 생존 장병과 유가족들을 만나 "아직도 11년 전 트라우마에 치료비도 스스로 부담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모욕해야 하는가"라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이 대표는 해당 발언에 대해 민주당 송 대표에게 "적절한 입장 표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현충탑을 시작으로, 천안함 46용사 묘역, 천안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 묘역, 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 마린온 순직장병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해병대 마린온 헬기 전사 장병 묘소에서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참배를 마친 뒤 서해수호 희생 장병 유가족과 만났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생인데 상처를 많이 받았다. 아이들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달라'는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의 말에 "꼭 그렇게 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함께 있던 김기현 원내대표도 "그동안 잘 못 챙겨서 죄송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보수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때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10년이 넘었는데도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을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지난주에 생존자 분들을 비롯해 유가족분들과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님 말씀을 들었는데 우리가 해야 할 것들에 미흡했다고 생각했다"면서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별도의 팀을 만들어 착수하겠다. 조금 기다려주시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남긴 방명록. 이 대표는 방명록에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