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교황청 성직자성(Congregation for the Clergy)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에게 "차별없는 세상, 가난한 이들이 위로받는 세상을 위한 빛이 되어 줄 것을 믿는다"고 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축전에서 대주교가 장관에 임명된 것에 대해 "한국 천주교회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인 기쁜 소식"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인 최초 사제인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뜻깊다"며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Lux Mundi)'라는 대주교님의 사목표어처럼, 차별없는 세상, 가난한 이들이 위로받는 세상을 위한 빛이 되어 주실 것을 믿는다"고 했다.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오신 분이어서 더욱 기대가 크다"고 적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현지 시각)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한국 천주교 대전교구 교구장인 유흥식 라자로 주교를 임명했다. 또 유 주교에게 대주교 칭호를 부여했다.

성직자성은 교구 사제와 부제들의 사목 활동을 심의하고 이를 위해 주교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교황청 부처다. 사제·부제의 사목 활동을 감독·심의하는 것은 물론 신학교 관할권도 갖고 있다. 교황청 역사상 한국인 성직자가 차관보 이상 고위직에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에게 보낸 축전. /청와대 제공

유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북한 방문 의사를 밝힌 데에도 관련돼 있다. 유 대주교는 2018년 10월 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주교 시노드)에 참석해 기자회견에서 "교황이 북한에 간다면 한반도와 평화를 위한 거대한, 그리고 정성적인(qualitative) 발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교황이 얼마나 많이 한반도 평화를 촉구해왔는지 잘 안다"고 했다.

교황은 지난 4월 유 대주교를 접견한 자리에서 "같은 민족이 갈라져서 이산가족처럼 70년을 살아왔다. 이 얼마나 큰 고통인가. 같이 살아야 한다"며 "준비되면 북한에 가겠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공식 초청장이 오면 북한에 가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