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11일 “2021년과 2022년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다수에 의한 독재, 견제받지 않는 위선이라는 야만으로 변질시킨 세력들을 심판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이준석 후보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후 “우리의 저항은 최루탄의 연기만큼이나 매운 갈라치기와 독주로 국민에게 많은 눈물을 흘리게 했던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을 딛고 다시 한번 민주주의의 순수함과 강력함을 확인시켜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30대 ‘0선’인 자신이 전당대회 기간 돌풍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당원과 국민들에게 “‘여러분은' 저를 당대표로 만들어 주셨다”고 했다. 이어 “저와 함께 이 역사에 발을 들여 놓았고, 우리가 지금부터 만들어나가는 역사 속에 여러분의 지분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과제인 ‘통합’에 대해 이 대표는 ‘샐러드 보울’ 이론을 제시했다. “다양한 사람이 샐러드 보울에 담긴 각종 채소처럼 고유한 특성을 유지한 채 같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샐러드 보울이라고 했다.

또 비빔밥을 예시로 들며, “비빔밥 고명을 갈아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무엇 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고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누군가에게 청년다움, 중진다움, 때로는 당대표다움을 강요하면서 우리 사회의 달걀과 시금치, 고사리 같은 소중한 개성을 갈아버리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런 원칙으로 내년 대선에서 승리를 가져오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 승리”라면서 “다양한 대선주자와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이어 “상대가 높게 가면 그보다 더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내 변화를 약속했다. 전당대회 기간 공약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토론 배틀’과 연설대전을 통해 대변인단을 공개 경쟁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6월 중으로 토론배틀로 2명의 대변인과 2명의 상근부대변인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쩌면 피선거권도 없는 20대 대학생이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우리 당의 메시지를 내고, 뛰어난 능력이 있으나 경력단절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여성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선발될 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누가 선발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역설적으로 국민에게 확신을 줄 것”이라면서 “우리의 방식이 캠프 출신의 코드가 맞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에게만 기회가 열리는 현 집권세력의 방식보다 공정하다는 확신을 전달할 수 있다면, 우리는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