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30대 '0선' 이준석 후보가 신임 당대표로 당선되면서, 당 밖의 대권주자들과 원만하게 하나로 힘을 합칠 수 있을 지가 주목받고 있다.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어떻게 만들어낼지도 관심사다.

국민의힘 이준석 새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경륜 부족'을 이유로 회의적이지만, 오히려 이 대표가 당선된 것이 윤 전 총장이 입당할 조건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또 이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제시한 '공정'을 매개로 윤 전 총장이 대선 국면에서 더 큰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준석, 대구 연설서 "탄핵은 정당했다" 정리…尹 합류 기반 만들어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당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혼란에 빠져 있던 보수 정당이 드디어 과거를 정리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 대표가 당선된 후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넘고 합리적인 보수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것은 이 대표가 지난 3일 대구에서 한 연설로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정리했기 때문이다. "저를 영입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하다. 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 이날 이 대표가 한 연설의 요지다. 이 연설로 이 대표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오히려 대구·경북(TK) 지역 지지율은 연설 후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이 이 대표의 비전과 정권 교체를 위해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2012년 4월 11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오후6시 여의도 당사 2층 선거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고있다. /조선DB

이 대표는 이 연설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았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다는 것은 껄끄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TK가 품어줄 수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며, 더 큰 덩어리와 합류해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윤 전 총장이 박 전 대통령과 맞섰던 과거와 관계 없이, 국민의힘에 합류할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탄핵에 대한 입장, 공무원으로 수행한 수사에 대한 입장을 갖고 우리 당에 들어올 수 있다면 우리의 정치적 지형이 넓어질 것"이라면서 "개성과 삶의 궤적, 철학을 유지한 채로 우리 당에 합류할 길을 열겠다"고 했다.

◇'공정' 핵심 가치로 제시한 이준석·윤석열…정치적 효과 배가될 듯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러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났다. 입당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입당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유력 대권주자인 만큼, 입당할 때도 정치적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시점과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여권에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을 추진하는 것에 항의하며 지난 3월 총장직에서 물러났는데, 4·7 재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정치적인 효과가 극대화되는 시점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슷한 계기가 조성될 때 입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공정'을 핵심 가치로 제시했던 만큼, 윤 전 총장과 이 대표가 힘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국 사태' 등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에 실망한 국민들은 '공정'이 현재 가장 부족한 가치라고 판단하고 대안으로 윤 전 총장이 부상했기 때문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달 한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권이 법적·형식적 공정을 깨버린 상황에서도 칼을 이쪽과 저쪽에 공정하게 댔기 때문에 '공정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공정 화두에) 숟가락을 올렸다"라며 "이분이 조국 사태 때 한 마디도 안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