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감사원에 의뢰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당 내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국회의원 직무 감찰을 실시할 수 없어, 여권에서 '꼼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의힘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권익위의 부동산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썼다. 권익위는 두 달여 간 민주당 174명 의원과 그 가족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벌여, 12명이 불법 거래 의혹이 있다고 판단하고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자료를 넘겼다. 민주당 재선의원 출신인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관련 직무에서 빠졌다.
초선 임이자 의원도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권익위 조사에 찬성했다. 그는 "제가 만약 당대표라면 상대 당이 원하는 대로 갈 것"이라면서 "여야의 문제가 아닌 공정성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권익위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거기로 갈 것"이라면서 "민주당에서도 불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선 중진 장제원 의원은 감사원에 소속 의원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한 당 지도부를 향해 "전현희 전 민주당 의원이 수장으로 있는 권익위에 맡기지 못하겠다는 결정까지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하겠다는 판단은 실수"라고 했다. 그는 대안으로 "경실련이나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에 맡기든지, 대한변호사협회에 의뢰해 전수조사를 받으면 된다"고 제시했다.
장 의원은 "국민들은 뭔가 찔려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기 시작했다"면서 "감사원으로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정식으로 퇴짜를 맞는다면 그때는 더 난감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주장은 민주당이 국민의힘이 감사원법을 알고서도 일부러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비판하는 가운데 나왔다. 전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감사원법에는 국회의원이 직무감찰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송기헌 의원은 감사원에 질의해 "감사원법 제24조에 따르면 국회에 소속된 공무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나오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부동산 전수조사 의뢰서를) 접수한 측(감사원)에서는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면서 "감사원 공식 입장이 나오면 그때 정확히 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