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조상호 전 부대변인의 최근 ‘천안함 수장’ 막말 논란과 관련해 항의 방문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과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병주 의원은 조 전 부대변인을 ‘조 모 변호사’라고 부르면서, “당은 조 변호사에게 사과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전 함장과 천안함 유가족들은 이날 국회를 찾아 송 대표를 면담하고 조 전 부대변인 발언과 관련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최 전 함장은 “당 차원의 사과와 입장 발표, 조 전 부대변인의 제명을 반드시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민주당 “그분의 의견은 당과 전혀 관련 없다”
송 대표는 “당 대표로서 죄송하다”며 “조 전 부대변인의 잘못된 언어 사용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고 면담에 배석한 당 관계자가 전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조 전 부대변인은 아무 당직 없이 당적만 보유한 분”이라면서 “그분의 의견은 당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함장이 수장시켰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은 사과해야 한다고 (조 전 대변인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연합사령군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예비역 대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최근 불거진 천안함 관련 논란에 대해 당의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면서 “지난 7일 조 모 변호사가 방송에 출연해 천안함 함장이 천안함을 수장시켰다고 막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절대 사실과 다른 망언이며, 당의 입장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김 의원은 “조 변호사는 지금 민주당에서 어떤 당직도 맡고 있지 않고, 당적만 유지하고 있다. 조 변호사 개인의 의견이지 당의 의견이 아니다”라면서 “당에서는 조 변호사에게 사과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주 “文대통령도 지난해 천안함 피격 北 소행이라고 공개 답변”
그는 “이 자리를 빌어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사망한 46명 전사자와 수색 중 사망한 한준호 준위, 그리고 유가족 분들, 생존해 계신 용사들께 또다시 상처를 주게 된 것에 대해 대신 대신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천안함과 관련해서 정부와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3월 27일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서 천안함 피격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공개적으로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문 대통령의 공개 답변’은 지난해 3월 27일 국립대전현충원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서 있었던 일을 가리킨다. 당시 문 대통령이 현충탑에 헌화하고 분향하던 중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이 다가와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잠시 당황하는 표정을 보인 뒤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천안함 피격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언급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었다.
김 의원은 “국방부 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 분명히 명시돼 있듯이 천안함은 북한이 제조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 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되어 침몰한 것”이라면서 “오늘 송 대표와 저는 최원일 함장과 유가족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당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천안함은 북한에 의한 침몰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말을 다시 강조한다”고 했다.
◇논란 당사자 조상호 “제 주변 분들의 권고 있었다”며 페이스북 사과
막말 논란을 일으킨 조 전 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 주변 분들의 애정 어린 권고가 있었다”면서 “제 표현 중 혹여 순국한 46 용사의 유가족과 피해 장병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을 깊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어 “유가족과 피해 장병께는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썼다.
조 전 부대변인은 지난 7일 밤에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도대체 뭐가 막말이냐”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