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4일 ‘이준석은 왜 정치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스스로 대답했다. “모든 국민이 교육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공정한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세상을 꼭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이다.

2009년 12월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회원 11명이 2010년 경인년 새해를 고대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아랫줄 왼쪽 남학생이 이 단체를 만든 하버드 졸업생 이준석씨. /조선DB

당내 현안인 ‘야권 통합’이나 다른 후보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며 약점을 정리한 이 전 최고위원이, 이날은 비전을 제시하면서 ‘1위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대전시 서구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제가 꿈꾸는 세상은 교육을 통해 모두가 공정한 경쟁의 출발선에 설 수 있는 사회”라고 했다.

그는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으로 영입하기 전, 비영리 자원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세워 운영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교육 기회가 적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수학·과학을 가르치는 단체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교육 봉사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무엇이 가장 좋았니’라고 물으면 “저한테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준 사람들은 선생님들밖에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배려를 가장한 격리와 배제가 젊은 세대에게 아이들에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며 문재인 정권의 교육 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물고 태어난 수저의 색깔 때문에 꿈을 지워 나가야 하는 사회는 공정하지 못한 사회”라며 “경쟁의 출발선에 서기 전까지 아이들이 부족함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했다. 이어 “여기까지가 제가 저를 영입한 분과 2시간 넘게 나눴던 교육에 대한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저를 영입한 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말한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에는 “당대표직을 맡겨 주면 박 전 대통령이 이준석을 영입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는 평가를 두루 받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었다.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는 학생들의 위화감을 없앤다며 전국 단위 일제고사를 폐지해 학교 간, 학생 간 기초교육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게 했다”면서 “이제 우리는 어떤 학생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지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파악하기도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부시 행정부의 ‘낙오방지법(NCLB)’과 오바마 행정부의 ‘모든학생성공법(ESSA)’으로 공교육의 질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꿈꾸는 미래는 솔직하고도 포용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쟁의 확대는 공정성을 위한 필연이지만 경쟁이 누군가를 도태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취를 위한 욕망과 목표달성의 희열이 골고루 조합된 건설적인 노력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단 하나의 어린 학생도 낙오시키지 않도록, 한국형 낙오방지법과 공교육 강화에 대한 해법을 우리 당이 앞장서서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