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총장직 사퇴 후 처음으로 현직 정치인인 국민의힘 중진 정진석·권성동 의원을 만난 사실이 31일 알려졌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예언해 유명해진 유명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건축대학 교수도 만났다.

유현준 홍익대 교수. /조선DB

윤 전 총장은 지난 27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유 교수를 만나 LH 사태와 주택 문제를 두고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과 유 교수는 이 자리에서 도시 공간과 개발을 주제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유 교수는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유 교수는 지난 2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신도시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LH 직원들 뿐”이라고 말했다. 그 뒤 LH 전·현직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예정지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이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유 교수는 지난 3월에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도 정치권과 LH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공생할 수밖에 없는 관계가 만들어진다”면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LH 사태에 대해 “공적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유 교수는 지난 2월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정책에 대해 “20~30대 세대를 가난하게 만들려는 정책”이라면서 “끊임 없이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마련한) 그 정치가에게 손을 벌리는 벌리게 하는 사람으로 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20~30대 젊은 사람들이 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정책을 내는 정치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29일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오른쪽)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과도 만났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 결정 및 대권도전 선언 시점이 임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권성동 의원을 지난 29일 강릉에서 만났다. 윤 전 총장은 권 의원의 검찰 후배지만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동갑내기 죽마고우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은 윤 전 총장의 외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만남은 윤 전 총장이 강릉에 있는 외가 친인척을 방문하고 외할머니 산소를 성묘한 이후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 일행이 “무조건 대권 후보로 나와야 한다”, “당신을 통해 정권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자 윤 전 총장은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나자는 제의는 윤 전 총장이 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25일 서울 모처에서 정진석 의원을 만났다. 정 의원은 평소 윤 전 총장과 친분이 있다. 윤 전 총장은 ‘충청 대망론’의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윤 전 총장과 정 의원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및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한 조언을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 11일 이후 윤 전 총장이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