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정부가 65~74세 일반인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대규모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국회의원들도 하나 둘 백신을 맞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접종 대상이 되는 65세 이상 의원은 모두 29명인데, 이 중 최소 열명 이상의 의원들이 이미 1차 접종을 마쳤거나 접종 계획이 있는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릴레이 인증 캠페인을 벌이며 접종을 적극 독려하고 있지만, AZ 백신의 안전성을 지적해 온 국민의힘은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접종 대상 의원 29명은 박병석(69) 국회의장과 민주당 소속 13명, 국민의힘 소속 13명, 무소속 홍준표(66)·박덕흠(67) 의원이다. 민주당에서는 김진표(74)·변재일(72)·이낙연(68)·이상헌(66)·윤재갑(66)·김영주(65) 의원 등이 백신을 맞았거나 맞을 계획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가운데는 서병수(69)·한기호(68)·이달곤(67)·하영제(67)·이명수(66)·조명희(65) 의원 등이 접종·예약을 했거나 계획이 있다고 했다. 국회의장으로서 해외 방문을 해야 하는 박 의장은 지난 7일 AZ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민주당은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캠페인까지 벌여가며 적극적인 모습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접종 대상이 되는 의원부터 솔선수범해 접종에 참여하겠다"며 "정부와 방역 당국을 믿고 접종에 참여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지난 18일부터는 '백신 접종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지난 27일 김영주 의원이 첫 번째로 접종했고 이날도 두 분이 더 백신을 맞는다"며 "인증 캠페인이 국회의원에 한정된 게 아니라 모든 국민께서도 참여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다.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백신을 맞거나 접종 예약을 하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 나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아직 당 차원에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는 않다"며 "접종 대상인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백신을 맞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 안정성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 독려를 않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 특혜'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AZ 백신에 대한 안전성을 지적해 온 만큼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접종 대상이 된 한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 가지 불안 요소도 있고 부작용도 생기지만 접종을 하기는 해야 한다"면서도 "야당이 작년 중반부터 백신 좀 확보하라고 할 때 정부가 미리미리 좋은 품질의 백신을 확보했으면 좋지 않았겠냐"고 했다.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시립창동청소년센터에 마련된 백신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백신을 맞은 여야 의원들은 '부작용'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백신을 맞은 김영주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지금까지 별다른 이상은 없다"며 "오히려 마음이 든든하다. 안심하고 함께 해달라"고 적었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도 지난 28일 통화에서 "오늘 맞고 집에서 쉬고 있다"며 후유증이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괜찮다"고 했다.

지난 27일 백신을 맞은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도 "(백신을 맞고) 몸살기가 생겨 어제는 종일 졸렸고 오늘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긴 하지만 괜찮다"며 "설령 위험성이 있다고 할지라도 국회의원이 안 맞는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1차 접종을 마치고 오는 7월 2차 접종을 할 예정인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에서 맞으라고 독려도 하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맞아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백신을 맞는 의원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7일부터 30세 이상 일반인을 위한 '잔여 백신' 당일 예약 접종이 시작된데다 내달 7일부터는 60세 이상 국민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접종 대상이 늘어나면 더 활발히 인증 캠페인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고,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을 맞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