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총 8명의 후보 중 1위를 차지하며 당대표에 한 발 다가갔다. 그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지지율 1위를 기록했지만, 예비 경선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물론 당원 투표에서도 나경원 전 의원에게 1%포인트밖에 뒤지지 않는 선전을 했다. 민심은 물론 당심(黨心)도 쇄신과 세대 교체론에 공감하면서 '이준석 돌풍'이 거세게 분 것이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이 다음 달 11일 치러질 본경선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경선에선 예비경선보다 당심이 더 많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2위와 3위를 기록한 나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의 단일화도 변수다.
◇현 추세 2주간 이어지면 이준석 우세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당대표 후보 8명 중 5명을 가려내는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1위(41%)를 기록했고, 이어 나 전 의원(29%), 주 의원(15%), 홍문표 의원(5%), 조경태 의원(4%) 순이었다. 김은혜·김웅·윤영석 의원은 탈락했다.
이번 예비경선은 당원 2000명과 일반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2개 기관이 진행한 여론조사를 1:1 비율로 합산 반영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방지를 위해 일반국민의 조사 대상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했다.
당원 조사에선 나 후보가 32%로 이 후보(31%)를 앞섰다. 주 후보가 20%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일반 국민 조사에선 이 후보 51%, 나 후보 26%, 주 후보 9%로 집계됐다. '민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일반국민 조사에서 이 후보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며 '세대 교체' 여론을 증명했다.
현재 추세가 2주간 이어진다면 이 전 최고위원이 낙승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경선은 당원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70%와 30%로 합산한다. 나 전 의원이 전통적 당원들의 지지를 끌어올리면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
◇중진 4명, 지역간 합종연횡할 수도
정치권에서는 본경선을 앞두고 중진 간 단일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는 중진 대 신예 구도로 짜여졌었는데, 예비경선에서 김웅·김은혜 의원이 탈락하면서 신예 후보는 이미 단일화가 됐다.
그래서 수도권의 나 전 의원, 대구·경북(TK)의 주 의원, 부산·울산·경남(PK)의 조 의원, 충청권의 홍 의원이 이 전 최고위원 견제를 목적으로 합종연횡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2·3위를 기록한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의 단일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지율이 낮은 홍 의원과 조 의원은 합종연횡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움직이면 충청권과 PK 지역 당심이 움직일 수 있다.
이 전 최고위원과 나 전 의원, 주 의원은 예비경선을 앞두고 서로 '계파 정치'를 하고 있다며 공방을 주고 받았다. 앞으로 2주간 계파 논란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