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곧바로 재킷과 바지에 손을 닦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소셜미디어(SNS)에서 "무례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행동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최초의 아시아계·흑인계 부통령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접견했다. 접견 후 문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6분간 기자회견을 한 후, 문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악수를 했다. 그런데 해리스 부통령이 악수한 직후 오른손을 재킷과 바지에 닦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다.

이에 대해 폭스뉴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 대통령과 인사한 후 트위터에서 반발에 직면했다'는 기사에서 "일부 트위터 이용자는 '공화당 지도자가 이 같은 행동을 했다면, 더 가혹한 비판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썼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이게 미국의 부통령인가"라며 "무례할 뿐만 아니라, 공화당원이라면 (이 행동을 한 사람은) '인종차별주의자(racist)'가 될 것"이라고 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즉시 손을 재킷에 닦고 있다. /인터넷 캡처

폭스뉴스는 "많은 미국인들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균에 민감해졌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세균) 우려를 너무 눈에 띄게 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악수 후 손을 옷에 닦은 것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이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23일 '해리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과 악수 직후 바지에 손을 닦았다'라는 기사에서 한 네티즌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런 행동을 했으면 '세상의 종말'이 닥쳤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우리는 코로나 세상에 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손을 만진 후 즉시 손을 씻는다", "부통령에 대한 비판은 말이 안 된다, 우리 모두가 1년 넘게 해온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한국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아니다"라는 글도 트위터에 올라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 직후 손을 옷에 닦은 것을 비판하는 미국 네티즌의 트위터 글. 이 네티즌은 "이 행동을 공화당원이 했으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캡처

해리스 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은 공통의 민주적, 경제적 가치, 우애와 가족, 문화와 역사로 연결돼 있다"면서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가장 많은 한국인 재외동포가 거주하는 곳이 제 고향인 캘리포니아"라고 했다. 그는 또 "미국 전역에서 한국계 미국인들은 의학, 학계, 연예계, 경제, 정치 등 각계각층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통령은 그동안 민주주의와 여성, 유색인종, 저소득층 등 소수자 인권을 위해 헌신해 왔다"면서 "부통령 취임 당시 SNS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 진주목걸이 캠페인을 인상 깊게 보았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 발언을 통역을 통해 듣자 소리 내어 웃었다.

진주목걸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자주 착용하는 장신구다. 해리스 부통령 취임 때 많은 미국인들이 진주목걸이를 SNS에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물을 올리며 지지를 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과 만날 때도 진주목걸이를 착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