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에 짓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현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후에 조지아주로 이동했다. 방문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임직원,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지사,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함께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은 전날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 또는 단독 투자로 약 140억달러(약 15조7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뒤 이뤄졌다. 같은 날 이뤄진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배터리 등 핵심·신흥 기술 분야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113만㎡ 부지에 26억달러(약 2조9000억원)을 투자해 2022년 양산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1공장은 지난 3월 시제품을 생산하는 등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공장은 지난해 7월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완공되면 연간 43만대(21.5GWh)의 배터리를 생산해, 테슬라 기가 팩토리(35GWh) 다음으로 규모가 큰 배터리 공급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곳에서 포드와 폭스바겐 등 미국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국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건설한 첫 번째 국가(2010년 LG 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다.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은 향후 40배 가까이 커질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 기업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 능력은 4GWh였지만, 2023년에는 96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2023년경에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배터리가 우리 기업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LG·SK가 미국 내에서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국내 기업의 소재·부품·장비 사용이 증가해 대미 수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기업의 주요 소재·부품 미국 수출도 지난해 1억300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오는 2023년에는 29억70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은 제조장비의 90% 이상이 국산이며, 소재의 50% 이상이 국내에서 조달된다.
SK이노베이션은 문 대통령 방미 기간에 맞춰 지난 20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합작법인은 연산 60GWh의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약 6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의 대미 투자는 미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은 1400명, 오하이오 1·2공장은 2200명, SK이노베이션 조지아 1·2공장은 2600명 등 총 62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또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전기차 산업 성장에 기여하는 등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