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2주기인 23일 국민의힘이 "국민 참여와 민주주의, 실용정신을 되새긴다"‚ "소통과 통합의 정치를 복원하는 시작이 되길 기원한다"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현 정권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을 것",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던 문재인 정권의 구호는 허공 속 메아리가 됐다"며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김 권한대행은 추도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 참여와 민주주의, 실용정신을 되새기며 노 전 대통령이 남긴 큰 족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통 큰 소통과 진영논리를 넘어선 통합의 정신이 아쉬운 요즘 시점에 노 전 대통령이 남긴 그 뜻을 우리 이정표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권한대행은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묻는 말에는 "권 여사는 별 말씀이 없었다"며 "제가 찾아 뵙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유 이사장은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면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 같다는 의견에 서로 공감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추도식 감사 인사에서 "행사 참석자 중 대부분은 상주의 마음으로 추도식에 와있다"며 "조문의 뜻을 주러 오신 김 권한대행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했다.
안병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노 전 대통령은 살아생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던 문재인 정권의 구호는 허공 속 메아리가 되어버렸다"며 "부동산, 일자리 등 산적한 민생현안과 코로나라는 국난 앞에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힘으로 밀어붙이는 입법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국민 통합은 요원해질 것"이라며 "소통과 통합의 정치를 복원하는 시작이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강민국 원내대변인도 "노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해소해 국민을 통합하는 걸 일생의 과제로 생각했다"며 "'불공정'과 '불평등'으로 국민을 갈라놓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에 '국민통합'이야말로 가장 절실한 가치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野 대권·당권 주자 "盧, 국익 위해 진영 넘어…文, 노무현 정신 되새겨야"
당의 대권주자들과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당권주자들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현 정권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 대선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제주 해군기지 등을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은 국가 이익을 위해서라면 지지자들의 비판을 무릅쓰고 진영을 뛰어넘는 용기를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께 사죄했다"고도 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정직한 대통령이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꿈꿨다. 그분이 살아계셨다면 공정이 무너지고 거짓과 위선이 판을 치는 현 정권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신'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인사들은 자신들의 행적을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에 "적어도 노 전 대통령은 지지층에게 욕먹을 용기는 있는 분이셨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척'만 하는 대통령이다. 공정한 척, 정의로운 척, 어려운 사람을 위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반대로 움직인 정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지층의 극단 행위를 제어하기는커녕 '양념'이라고 부추긴다"고 했다.
내달 치러지는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저서를 살펴보면 그의 깊은 고뇌와 통찰이 곳곳에서 묻어난다"며 "(그는) 때로는 지지층의 반발이 무던히 견뎌가며 소신껏 정책을 펴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노 전 대통령의 공과를 명확히 인식하고 계승할 것은 계승하는 열린 정당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도 "노 전 대통령의 불행은 우리 시대의 아픔으로 남았지만 지역주의 극복, 탈권위, 협치, 한미 FTA를 추진한 국익 우선의 실용주의로 나타나는 '노무현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그런데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외치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과연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다시 한번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며 "저 주호영도 '노무현 정신'을 되새기며 국민통합을 위해 한 발 한 발 묵묵히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