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후 내놓을 공동성명에 '판문점선언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담을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에 한국이 많이 기여하지 않았느냐"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미국의) 존중과 인정의 뜻에서 판문점선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선언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8년 4월 27일 첫 정상회담에서 나온 합의문이다.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연내 종전 선언, 적대행위 전면중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후 대북정책을 검토한 결과 2018년 6월 북미 정상 간 싱가포르 합의의 토대 위에서 외교를 통해 유연하고 실용적인 접근으로 대북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기조를 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간 합의뿐 아니라 남북 간 합의도 모두 존중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문점선언의 공동성명 명시로 미국이 한층 유연한 대북정책에 나설 수 있고,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진전에 힘을 싣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합의보다 판문점선언은 더 폭넓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한 고위 당국자는 지난 19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언론 전화 브리핑에서 새로운 대북 정책에 대해 유연해지도록 노력했다며 '최대 유연성'(Maximum Flexibility)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 같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접촉하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이 구상에 호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장관은 PBS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 및 북미 싱가포르 합의 등 그간 협상 성과의 지속성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더 현실적 접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정부 내에 책임 있는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들과 직접 접촉하는 게 낫다"며 북미 간 고위급 접촉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아직은 최고 지도자들이 만날 때는 아니다"라며 "이번에는 최고 지도자들이 만나기 전에 더 많은 준비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