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오늘의 반도체 산업을 이끈 것은 기업"이라며 "최근 정부는 오히려 기업에 더 큰 짐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반도체 및 미래첨단소재 업계 간담회에서 "대만 정부는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니 벼농사를 중단하면서까지 반도체 공장에 용수를 공급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대만에 비춰보더라도 우리 정부는 너무나 안일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가 평택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송전선 문제를 해결하는 데 5년이 걸렸다"면서 "송전탑 건설 비용 수백억원을 다 기업이 부담했고, 행정관청이 적극적으로 한 것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 악화 원인이라고도 지적했다. 김 권한대행은 "SK하이닉스도 열병합발전소 두 개를 1조7000억원 들여 짓는다"면서 "탈원전 때문에 전력난이 우려돼,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기업이 돈을 들여 발전소까지 짓게 되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자, 정부는 최근 'K-반도체 전략'을 내놓으며 반도체 산업 지원에 나섰다. 김 권한대행은 "정부가 뒤늦게 세제와 금융지원을 발표했지만, 병주고 약주는 꼴"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국회 차원에서 (반도체 업계 지원책을) 안정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는 윤재호 구미상의 회장, 황선태 LG전자 상무, 윤성희 삼성전자 전무, 임규남 SK실트론 상무 등 반도체 업계 관계자가 자리했다.
김 권한대행은 간담회에 앞서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취임 후 첫 외부일정으로 광주를 찾는 등 서진(西進)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 당 지지층인 TK(대구·경북) 민심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것은 지난 2019년 5월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시 대표가 방문한 이후 2년 만이다.
김 권한대행은 방명록에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주춧돌을 놓으신 높은 뜻을 더욱 계승, 발전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함께 참석한 당원들에게는 "미래를 보고 먹고 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화를 실천해 온 리더십이 절실하게 다가온다"면서 "통합과 미래를 보는 리더십,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아마추어 정권의 정책 실패를 극복하는 힘을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축적하고 발전시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