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휴가 복귀 후 의무 격리하는 장병들에게 '부실 급식'이 제공된 사실이 잇달아 폭로돼 곤경에 처한 가운데, 이번엔 '불량 피복' 논란이 제기됐다. 병사들에게 지급한 여름 운동복이 땀 흡수를 못하는 등 피복류 수십만 개가 품질이 형편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실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군에 납품된 피복류 6개 품목·18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베레모와 육군 춘추운동복 및 여름운동복 등 3개 품목을 납품한 8개 업체가 기준 규격 미달 제품을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8개 업체가 지난 5년간 군에 납품한 규모는 춘추운동복 19만5000여벌, 여름운동복 30만8000여벌, 베레모 30만6999여벌 등 총 81만여벌, 182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가 납품한 육군 여름 운동복 바지는 '땀 흡수속도' 평가에서 품질기준인 '2초 이하'에 한참 못 미치는 19초로 평가됐다. 땀으로 인한 변색·변형 정도를 의미하는 땀견뢰도 평가에서 상·하의 모두 규격에 미달한 제품을 납품한 업체가 있었고, 납품된 병사 베레모는 발수도가 기준 규격에 미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청은 납품업체가 '제품이 기준에 부합한다'는 공인성적기관 성적서를 제출하면 그 진위만 확인한다. 이 점을 악용해 일부 업체가 공인성적기관 의뢰 시에만 정상적인 제품을 제출해 결과서를 받은 뒤 실제 납품 때는 불량원단이 사용된 피복류를 납품하고 있다는 게 윤 의원실 지적이다.
방사청은 이번에 문제가 확인된 8개 업체 중 1곳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나머지 7개 업체에 대해서는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추가 정밀분석을 실시해 위법성 등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 등 법적 조처를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조사본부 등 관계기관들과 합동으로 피복류 납품업체에 대한 무작위 정기 및 불시 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 대변인은 "3월에 하운동복(여름운동복) 불량이 발견돼 기술품질원에서 조사 품목을 확대해 검사한 결과가 (이번에) 보도로 나온 것"이라며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