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 지역 구청장들이 17일 당 부동산 특위에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재건축 등에 대한 민심을 전달했다. 당 내부에서 송영길 대표가 추진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과 규제 완화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당 소속 구청장들을 통해 당위성을 얻으려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순균 강남구청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청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등 7명은 이날 당 부동산특위 정책 현안회의에 참석했다. 이들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재건축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구청장을 하고 있다. 공시가가 급등해 주민들의 조세 부담이 커진 곳이기도 하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재건축이나 역세권 공공개발에 대한 의견, 재산세·종부세 완화에 대한 의견 등 지역 민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재산세·종부세에 대해선 "상당히 (가격이) 오르고 대상자 많아져 불만과 민심 이반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며 "세제 부분은 빨리 결정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재건축에 대해서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해야 하지 않겠냐고 요구했다"며 "주거환경에 어려운 부분이 많은 지역 주민들의 원성도 전했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김진표 위원장이 세제 완화 요구와 관련해 "그 부분에 대해 의견을 많이 듣고 있고, 전문가와 의원총회에서 충분히 의견을 들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전달만 받았다"면서 "특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급격한 (집값) 폭등을 당장 억제하기 위해 세금이나 금융조치를 내놓지 않을 수 없었고, 이것이 중첩되다 보니 여러 부작용이 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가구 1주택 실수요자들도 엄청난 부담을 안아야 거래가 가능해지니까 조세저항, 국민저항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런 걸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협조도 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차질 없는 공급대책 추진에 구청장과 서울시장 협조가 필수적이라면서, "특위 위원장을 맡은 첫날 오 시장에게 특별히 전화해 부탁을 드렸다"고 소개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중앙정부 공급대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해서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구청장들이 나서 송 대표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힘을 실어줬지만,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이날 강병원(서울 은평을) 최고위원은 당내 부동산 특위가 종부세와 양도세 완화를 검토 중인 것과 관련해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 진단도, 처방도 엉터리"라면서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