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대의 일자리·주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사회·경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국가 주도 경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공정 경쟁이 가능한 자유시장경제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자율성을 되찾아야 경제가 회복되고 20대가 질 좋은 일자리와 안정적인 주거권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지난 11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도 주택 공급도 모두 국가 주도로 하고 있다. 이것이 국가의 잠재성장력을 갉아 먹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에 모두 자율을 줘야 한다"며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자유시장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재도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20대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가상화폐와 관련, 정부가 과세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선 "거래 투명성을 강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책임은 지지 않고 과세만 하겠다는 것인 데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은 안철수 대표와의 일문일답.
―20대 문제가 큰 화두다. 통계를 보면 고용, 실업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거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대 문제의 해법을 어디서 찾아야 한다고 보는가.
"20대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일자리와 주거 문제다. 그런데 현 정부는 기업에서 만들어야 할 일자리를 공공에서 계속 만들고 있다. 공무원 수를 늘리고 단기 알바를 고용해 통계를 내세워 국민 눈속임만 계속하고 있다. 주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주택이 원활히 공급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민간과 공공이 서로 상호 보완적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그런데 주택 공급도 모두 다 국가 주도로 하고 있다. 이것이 국가의 잠재성장력을 빠른 속도로 갉아 먹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첫 번째로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에 모두 자율을 줘야 한다. 자율성을 가장 억제하는 것이 관치경제, 관치금융, 그리고 규제다.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 두 번째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자유시장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벤처 기업도 실력만 있으면 힘 없어도 중견 기업, 대기업으로 클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세 번째로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재도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투자를 못 받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한 번 실패한 사람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다시 투자 받기 어려울 뿐더러 재기하기도 힘들다. 이 세가지 문제를 국가에서 해결해야 경제에 활력이 생기고 20대가 고민하는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다."
―20대의 문제를 사회·경제 구조의 문제라고 보는 것인가.
"20대들이 겪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사회·경제 구조 탓이다. 우리 586세대는 아버지 세대의 희생으로 만들어졌다. 베트남 전쟁에 파병 가고 독일에서 광부, 간호사로 일하며 외화를 벌었고 그 덕에 우리 세대는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직업을 가질 수 있었고 전세부터 시작해 집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세대는 역사상 가장 좋은 스펙을 갖고 있는 20대가 직업도, 집도 가질 수 없게 만들었다. 그 주범이 우리 기성 세대다. 이 것을 바꿀 책임도 기성세대와 정치권에 있는 것이다. 언급했던 ▲기업 자율성 부여 ▲자유시장경제 구조 재편 ▲사회안전망 구축이 되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도 다시 올라갈 것이다."
―현 정부 여당은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기 보다는 현금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상처가 찢어 졌는데 그대로 놔두고 진통제만 놔주는 격이다. 맹장염이 생기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모르핀만 주며 참으라는 것과 비슷하다. 맹장염이 터지면 복막염에 이르게 돼 곧 죽을 수도 있다."
―20대가 최근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가상화폐'다. 정부는 가상화폐에 대해 과세를 하겠다면서도 정작 투자 자산을 보호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정부는 가상화폐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투명성을 강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책임을 다 한 뒤 과세를 해야 하는데, 책임을 지지 않고 과세만 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 말이 안 된다.
저는 2018년 가상화폐 거래를 양성화하고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5G·블록체인 등 인프라망 구축이 선제적으로 필요하고 한 것이 3년 전인데, 여전히 국가에선 해야 할 일을 안하고 있었다. 다 문제인 문재인 정부다. 문제다.
최근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해선 조금 걱정이 든다. 지금 전체적으로 모든 자산시장에 버블이 있다. 시중에 유동성이 워낙 많지 않나. 결국은 미국부터 시작해서 유동성 흡수가 시작될 것이고 금리가 인상될 것이다. 그럼 제일 먼저 타격 받는 게 이런 자산이다. 주식과 부동산과 비교해 가상 자산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가상화폐에 투자를 하는 20대들은 조금씩 리스크 관리를 시작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