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야권의 통합에 대해 "통합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그러려면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입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야권 단일 후보를 뽑을 수 있는 공정한 방법을 위해 자신에게만 유리한 방법을 고집하지 않으면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안 대표는 지난 11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 밖에 있는 사람과 기존 정치권에 있던 세력의 연합에 항상 걸림돌이 되는 것이 후보 선출에 대한 문제인데, 그게 드러나는 지점이 '입당하라'라는 이야기다. 이런 말은 정치권 밖 세력으로선 기득권을 고집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안 대표는 "본인이 속한 당만 생각할 게 아니라 야권 전체를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시작"이라며 "지금 대선 주자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당에 입당하실지, 국민의힘에 입당하실지, 바깥에서 머물지 여러 상황이 있는데, 그분이 어떻게 행보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지지자들이 흩어지지 않게 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지난 보궐선거 당시 미국 버니 샌더스는 민주당원이 아니었지만 민주당 경선을 했다고 하지 않았었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한 가지 방식이 좋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모든 걸 열어 놓고 자신들이 유리한 것만 고집하지 않는 것이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한 시작이고 기본이라는 말"이라고 했다.

다음은 안철수 대표와 일문일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던 것이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현상'이 일어난 것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회가 궁금하다.

"2012년의 저나 지금의 윤 전 총장이나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할 것이다.

정부·여당은 정부·여당대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고, 그렇다고 해서 제1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야권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겼는데도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것이다. 국민께서 아직도 바깥에서 관망하고 계신 것이다.

그런데 윤 전 총장과 제가 조금 다른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제겐 정체된 우리나라의 미래와 혁신 이런 것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많이 모였고, 지금의 윤 전 총장에겐 무너진 공정, 법치 이런 것들에 대한 기대가 모여져 있는 것이다. 배경은 비슷하지만 국민께서 바라는 그런 상징들은 많이 다른 상황인 것 같다."

―그래서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열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상당히 포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국민께 감동을 줄 것이고, 그래야 정권교체가 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작은 것에 집착하다 큰 걸 잃어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번에야말로 저를 포함한 야권이 다 함께 기득권을 내려 놓고 통합과 혁신을 위해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

너무 심각하게 국정을 못 하면 5년 만에 국민이 바꾸실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민주주의의 발전이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반드시 이번에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

―정치권 밖에 있는 사람과 기존 정치에 있던 세력이 연합·연대를 할 때 항상 걸림돌이 되는 것은 후보 선출 과정에 대한 문제다. 당에 있는 분들은 '입당해서 함께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요구가 밖에 있는 분들에겐 기득권을 고집하는 것으로 읽히는 것 같다. 이런 문제를 풀 수 있을 복안이 있나.

"본인이 속한 당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야권 전체를 생각하고 판단하는 게 시작이다. 예를 들면 지금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제일 높다. 그런데 그분이 어떻게 행보하실지는 아무도 모른다. 국민의당에, 국민의힘에 입당 하실 수도 있고 바깥에서 머무실 수도 있고, 여러가지 상황이 있다. 하지만 어쨌든 통합은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그러려면 국민의힘에서도 윤 전 총장에 대해 '입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고집을 버리고, 어떤 방식이든 야권 단일 후보를 뽑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그 과정 자체가 공정해야 지지자들이 흩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방법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 기득권을 내려 놓는 방법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 선출을 하듯 통합 경선을 한다든지, 당적과 상관없이 당 경선에 참여하는 것도 해법이 될까.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모든 것을 다 열어 놓고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자신들이 유리한 것만 고집하지 않는 것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시작이고 기본이다."

―그 출발선이 '국민의당 입당해야 모든 게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는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건가.

"아니 뭐 그건 오히려 괜찮다. (제 말은) 국민의힘이 입당을 해야 한다는…(말은 도움이 안 되나는 뜻) 하하하."

―아, 국민의힘 입당해야 모든 게 된다는 방식의 사고는 지양했으면 좋겠다는 건가.

"그렇다. 모든 것을 원만하게 해야 한다. 결국, 지지자들이 흩어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