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야권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선 정부 여당과 다른 '유능하고 도덕적인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안 대표는 지난 11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4·7 재보궐 선거에서 이겼지만 '국민의힘이 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7%에 불과했다"며 "정부 여당에 대한 반감으로만 절대 정권 교체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유능 ▲도덕성 ▲공정 ▲국민 통합 ▲청년 등 5가지 키워드로 꼽으며 "정부 여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혁신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안철수 대표와의 일문일답.

―4·7 재보궐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한 후 '도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먼저 4·7 재보선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가 왜 이겼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대선을 잘 준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게 빠지다 보니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왜 재보선에서 야권이 이겼다고 보는지를 묻는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7%에 불과했다. 국민의힘은 왜 7%의 긍정 평가만을 받았는지 성찰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60% 이상이다. 그래서 내년 대선이 상당히 유리하다는 인식이 많다.

"정부 여당에 대한 반감에서 얻어진 반사이익만 갖고는 절대로 정권 교체를 할 수 없다. 재보선에서 야당을 찍은 분들이 대선에서도 야당을 찍는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이 것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야권 단일화는 대선 승리의 필요조건이고, 혁신은 충분조건이다."

―4·7 재보선 선거 결과 중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서울에서는 4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에서 야권이 승리했지만, 부산 선거에서는 20대에서 40대 연령층에서 민주당을 이기지 못했다. 국민의힘 중심의 야권에 유권자들이 마음을 완전히 주지 않았다는 증거다. 지난 대선 서울 투표율이 78%였는데, 이번 재보선은 58%였다. 20% 가량 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과연 현재 상태의 야권에 투표를 얼마나 할 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이번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은 여권을 심판했다. 야권이 과거로 돌아가면 대선에서 심판받을 수 있다."

―야권 혁신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나.

"혁신이 필요하다. 야당의 혁신을 위한 핵심 키워드는 5가지다. 첫 번째 '유능'이다. 지금 정부가 무능하니까 우리는 유능함을 보여야 한다. 그 다음이 '도덕성'이다. 정부 여당은 위선과 부패의 상징이 돼있다. 그러면 야당은 '우리는 도덕적'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세 번째 '공정'이다. 정부 여당의 불공정은 조국 사태에서 드러나지 않았나. '국민 통합'도 중요하다.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분열시키는 정부 여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 다음이 '미래' '청년' 등이다. 이를 중심으로 혁신을 해야 '아, 정부 여당과는 전혀 다른 정치 세력이구나'라고 국민들이 생각할 것이고, 그래야 승산이 있다."

―'우리는 도덕적'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

"국민들은 과거 보수 세력에 대해 '차떼기(2002년 16대 대선 당시 불거진 한나라당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보수 세력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많은 국민들이 '부패했다'는 생각을 많이들 갖고 있다.

도덕적 세력이 되기 위해선 부도덕한 일이 발견됐을 때 단호하고 빠르게 조치할 수 있는 제도를 완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헌·당규에 조항을 넣거나 공천 과정에서 엄격하게 (불이익을) 줘야 한다. 실제로 이행해야 한다. 제도만 만들어 놓고 정작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봐주기를 해버리면, 그게 바로 이번에 민주당이 했던 일 아닌가. 귀책 사유가 있는 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것을 당헌에 명시했으나 제대로 적용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는 안 된다. 원칙은 손해가 크지 않을 땐 누구나 지킬 수 있다. 그렇지만 손해가 클 때도 원칙을 지키기는 쉽지 않다.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신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