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병역 문제와 관련 “모병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법”이라며 “사병으로 징집된 남성들에겐 제대할 때 가능하다면 3000만원, 사회출발자금을 장만해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 녹화한 유튜브 채널 ‘이낙연 TV’ 대담에서 “군대를 안 간 친구들이 그 시기에 일을 해서 저축할 수 있는 돈과 비슷하거나 좀 더 많이 드려서 제대 후에 취업할 때까지 일단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괜찮아 보인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군 복무가 사회 진출에 손해가 아니고 오히려 이익이 될 수 있다 하는 믿음을 드리면 어떨까 싶다”며 “사병들이 제대 후에 가고 싶은 분야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부대에 배치해 군 복무가 그 이후 인생에 보탬이 되도록 최대한 배려하면 어떨까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모병제와 관련해선 “앞으로 20년 사이 (군인들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군사 개념이 달라져서 옛날처럼 100만 대군, 60만 대군이 항상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니다. 더 정예화하는 길로 가고 있기 때문에 모병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가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해법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병역을 둘러싼 남녀 차별 논란에 대해 “군대를 젠더(gender·성) 문제의 해법처럼 보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는 “어느 쪽이든 박탈감 없게 피해의식이 없게 하면서 남성이나 여성이 불안해하고 손해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채워드리는 굉장히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이같이 발언한 것은 ‘이대남’(20대 남성)’의 민주당 지지율이 최근 크게 하락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72.5%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지지한 20대 남성은 22.2%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선거 이후 등돌린 이대남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앞서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하자’, ‘남녀 모두 40~100일간 기초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예비군으로 양성하자’고 주장했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군대 간 것 벼슬 맞다”며 군 복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 1위 대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와 관련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다짜고짜 우는 아이 떡 하나 주는 방식으로는 모두에게 외면받는다”며 “비단 몇몇 군 관련 정책으로 청년 남성의 마음을 돌리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