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을 비난하는 전단을 배포한 김모(34)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기로 한 것에 대해 "비난 여론에 등 떠밀린 울며 겨자 먹기식 취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든 또 국민을 고소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았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차 특별 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고소 취하에 대해 "애당초 하지 말았어야 할 고소를 취하하면서 새삼스레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하니, 대통령의 진심이라기보다는 비난 여론에 등 떠밀린 울며 겨자 먹기식 취하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고소가 권력의 겁박으로 느껴져 고통과 불안의 시간을 보냈을 30대 청년에게 '미안했다'는 말 한 마디는 왜 하지 못하나"라고 했다.

황 부대변인은 "'앞으로 개별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언제든 또 국민을 고소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았다"며 "오늘 고소 취하는 여전히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선언이요, '모욕죄 고소 2탄'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2019년 전단 배포에 의한 모욕죄와 관련해 처벌 의사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대통령은 본인과 가족들에 대한 혐오스러운 표현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존중해 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김씨를 고소한 것에 대해서는 전단지에 '북조선(북한)의 개 한국 대통령'이라는 일본 주간지 표현을 인용한 것을 언급하며 "남북관계 등 국가의 미래에 미치는 해악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이 같은 일이 또 발생할 경우 "개별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고소 가능성을 열어뒀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문 대통령의 통 큰 용단에 찬사를 보낸다"며 "딸뻘 되는 북한 김여정 비난도 감내하신 그 큰 아량으로, 아들뻘 되는 대한민국의 청년도 용서하신 것이라 생각하겠다"고 비꼬았다.

문 대통령에게 고소를 당한 김씨는 지난해 6월 언론 인터뷰에서 전단지 배포에 대한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에게 "북한에서 문 대통령에게 '삶은 소대가리'라고 말해도 가만히 있으면서 왜 국민에게만 이러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조선의 개'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일본 잡지사에서 사용한 표현을 번역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