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뿌렸던 30대 남성 김모씨가 대통령 모욕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문 대통령에게 '고소 취하'를 촉구했다. 김씨는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첫 조사에서 경찰이 "'꼭 처벌을 원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뒤로는 한 청년 직접 고소…유치하고 민망"

성일종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김씨 사건에 대해 "모욕죄는 본인이나 법정 대리인이 직접 고소해야만 기소가 가능한 친고죄"라면서 "따라서 고소인은 문 대통령 본인이거나, 아니면 문 대통령이 변호사를 통해 고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7일 교회 지도자들과 간담회에서 "정부를 비난하거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성 비대위원은 이 발언을 인용하고, "그래 놓고 뒤로는 자신을 비판한 한 청년을 직접 고소했다. 유치하고 민망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국의 현직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한 청년을 직접 나서서 고소했다"면서 "이 민망한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님께서는 '대청년 선전포고'를 멈추고 청년들의 비판을 들어달라"며 "국격이 떨어지는 소리에 가슴이 무너진다"고 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주의 국가서 대통령은 모욕죄 성립 안돼"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단 회의에서 "배포된 내용이 어떤 것이었든, 대통령에 의한 시민 고소는 부적절하다"며 "문 대통령은 30대 청년에 대한 고소를 즉각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독재국가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범죄일지 모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라는 위치는 모욕죄가 성립되어선 안 된다"면서 "시민들이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비판하고 비난마저도 할 수 있어야 하는 존재가 바로 대통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의 전례를 돌아보더라도,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자유로운 표현은 허용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정상적인 절차로 고소가 진행되었다면 고소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고소가 진행될 수는 없다"면서 "대통령이 본 고소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는지, 고소에 대한 지시가 있었는지 명백하게 밝혀 달라"고 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정의당 창당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석요구서 제목 '대통령 문재인에 대한 모욕'"

김씨는 2019년 7월 국회 인근에서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배포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언론 인터뷰에서 "첫 조사를 받을 때 경찰이 '해당 사안이 VIP(대통령)에게 보고됐다. 북조선의 개라는 표현이 심각하다. 이건 꼭 처벌을 원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면서 "북한에서 문 대통령에게 '삶은 소대가리'라고 말해도 가만히 있으면서 왜 국민에게만 이러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조선의 개'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일본 잡지사에서 사용한 표현을 번역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후보 시절 (JTBC) '썰전'에 나와 국민들이 비난이나 비판을 해도 본인이 참겠다고 말했다"면서, 전단지를 배포할 때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전단지에서 문 대통령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도 함께 비판했다. 그는 "최초 출석요구서에 '대통령 문재인에 대한 모욕'이 제목으로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