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5월23일) 즈음인 이달 말 쯤 출간되는 자서전에 자신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등에 대해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며 "난 결백하다. 그것은 진실이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쓴 것으로 2일 나타났다.

한명숙 전 총리.

한 전 총리의 자서전은 최근 크라우드 펀딩의 일종인 텀블벅에 '한명숙의 진실: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란 이름으로 올라왔다. 한 전 총리는 머릿말에서 "지난 근 10년 동안을 어둠 속에 갇혀 살았다"며 "6년 세월을 검찰이 만든 조작재판과 싸웠다. 결국 불의한 정권과 검찰 그리고 언론의 무자비한 공격에 쓰러져 2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그리고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출소 후 2년.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 치부하기에는 너무 혹독한 시련이었다"며 "암담한 시간 속에서 날 견디게 해준 유일한 희망은 진실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었다"고 했다.

약 300페이지 분량의 자서전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을 둘러싼 수사와 재판과정(고난의 시기), 수감 생활(갇힌자의 삶),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대담(유시민이 묻고 한명숙 답하다) 등 총 5장으로 구성됐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천사로 "군부독재에 기생해 '그렇게 살아왔던' 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살아오지 않은' 사람들을 탄압하고 누명을 씌웠는지 그 진실이 담겨있다"고 적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 소식을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파렴치하다"고 했다. 진 전 교수가 이런 표현을 쓴 것은 '한명숙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은 이미 대법원에서 만장일치로 유죄 결정이 났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는 2년 복역 후 2017년 만기 출소했다.

하지만 여권은 작년 4월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일제히 한 전 총리 사건 재조사를 요구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한명숙 수사팀이 관련자들에게 위증을 강요한 의혹이 있다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조사토록 했지만 '사실무근' 결론이 났다. 그런데 박범계 법무장관은 지휘권을 발동해 재심의하라고 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대선 경선 비용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기소됐다. 한 전 대표가 법정에서 진술을 뒤집어 1심서 무죄가 났지만, 2심에선 돈 준 증거가 인정됐다.

한 전 총리 동생은 한 전 대표가 준 1억원 자기앞수표를 자신의 전세자금으로 사용했다. 한 전 대표의 돈 가방을 챙긴 경리 직원은 "한 전 총리에게 갈 돈이라고 들었다"고 진술했고, 한 전 총리가 한 전 대표 부도 직후 병문안을 가고 2억원을 돌려준 사실도 드러났다.

한 전 대표는 위증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과 함께 8억8000만원의 추징금이 선고됐다. 하지만 그중 1억7000여만원만 환수됐을 뿐 80%가 미납인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권 인사들에게 돈을 걷어 대신 내주자고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