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게 오찬을 제안했지만, 김 원내대표가 거절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천주교 지도자와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 측은 이날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전날(1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 원내대표에 전화해 내일(3일) 문 대통령과의 오찬을 제안했지만, 김 원내대표가 거절했다"고 했다. 이철희 수석은 "당선 축하 겸 야당과 소통하면서 국정 운영 파트너십을 다지려는 취지"라고 오찬 제의 취지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의 오찬 일정이 3일에 여유가 있다는 설명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제안한 대통령과 오찬까지 시간이 촉박하고, 지금 시점에 만남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 이른바 '만남을 위한 만남'은 적절치 않다고 봤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선출(4월 30일) 이튿날인 어제 김 원내대표에게 직접 축하 전화도 건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여건이 되는대로 만나자"고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야당 원내대표가 선출된 지 이틀 만에 오찬을 제안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8일 김태년·민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당선되자, 전화를 걸어 축하인사를 전했지만 오찬 회동은 20일 후인 5월 28일에나 이뤄졌다. 작년 총선에서 여당이 180석 압승을 거두면서 원구성 협상을 두고 여야가 강하게 대립했었다.

문 대통령은 4·7 재·보선 참패 2주일 만인 지난달 21일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지만, 지난 4년간 야당과 소통은 원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된 2018년 8월16일 당시 홍영표 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등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분기별 1회 개최하자는 합의문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날 합의문과 달리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딱 한번 열리고 흐지부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