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청년 비상대책위원들이 29일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 인사를 비판한 내용을 담은 전단을 배포한 3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진 데 대해 “겁박의 시대”, “대통령의 그릇은 간장 종지에 불과하다” 등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모욕죄는 친고죄(피해자나 법정 대리인이 직접 고소해야 기소할 수 있는 범죄)여서, 문 대통령 등 ‘피해자’ 측에서 해당 남성을 고소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전날 저와 동갑내기인 한 청년이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을 살포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며 “한 청년이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될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이 자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면서 “정말 숨 막히는 세상”이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문 대통령은 당선 이전에는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자유 범주로 포함해도 된다면서 대통령을 모욕해 기분이 풀린다면 좋은 일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실상 대통령과 권력자를 비판하면 ‘최고존엄’ 모독으로 처벌받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최고존엄'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처럼 국민을 억압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청년이고 노인이고 가리지 않는 겁박의 시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전날에 이어 제 형법 교수였던 조 전 장관에게 묻는다”며 “이 상황이 과연 당신이 가르쳐 준 정의에 맞는가”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조 전 장관이 교수로 있던 서울대 법학과를 나왔다.
정원석 비대위원도 “대체 언제부터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본인을 욕하는 한 젊은이를 대상으로 치졸하고 편협하게 대처해왔느냐”며 “당신의 친한 친구였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려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을 욕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면 들을 수 있다던 노 전 대통령의 배려가 참 그립다”며 “그분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문 대통령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게 되니 문 대통령의 초심은 대체 어디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비대위원은 “안타깝게도 이번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의 그릇은 간장 종지에 불과했음을 목도하고 말았다”며 “영원히 권력에 취해 초심을 찾지 못하는 문 대통령의 방황이 하루빨리 종지부를 찍길 바란다”고 했다. “30대 청년과 싸우는 유치함을 내려놓고 남은 임기 동안 포용 정치를 실천하라.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 노무현에게 배우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019년 7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문 대통령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들의 아버지 등이 일제 강점기 시절 친일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담긴 전단을 배포한 30대 남성을 이달 초 모욕죄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 수사는 당시 현장에 있던 제3자의 신고로 진행됐다. 다만 모욕죄는 친고죄이기 때문에 피해 당사자 측의 동의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 자체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 대해 ‘피해자'들의 처벌 동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