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지수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 /뉴스1

이번 달 들어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평균 1520원을 웃돌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521.4원을 기록했다. 역대 월별 평균 환율과 비교하면 1998년 2월 기록한 1626.7원 이후 28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3월(1453.3원)보다도 약 70원 높다. 중동 전쟁 발발 직후 환율이 급등한 지난 3월에도 월평균 1492.5원으로 1500원은 넘지 않았다.

특히 환율은 1500.8원을 기록한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9일까지 23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외환위기 때의 49거래일 이후 최장기간 15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원화 실질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84.75로, 전월 대비 0.32포인트(p) 하락했다. 금융위기 때(2009년 3월) 기록한 79.31 이후 17년 2개월 만에 가장 낮다. 실질실효환율은 국제 교역에서 원화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원화의 실질 가치가 다른 나라 화폐보다 떨어졌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시한 점이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지난 19일 달러인덱스는 장중 101.123까지 오르며 작년 5월 16일(101.256)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 실무 협상에서 진통을 겪는 점도 환율 상방 압력 요인으로 꼽힌다.

주식 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도 원화 약세를 자극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20조2123억원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에 기록한 순매도만 누적 20조원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