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양대노총 기자회견에서 65세 정년 연장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여당이 법적 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연장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정년 연장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요구한 것이다.

경영계는 물론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도 직원 해고가 어려운 한국 특유의 고용 경직성을 그대로 둔 채 정년만 연장하면 고용 절벽과 세대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1분기 15~29세 청년 실업률은 7.4%로 1분기 기준 2021년(9.9%)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에 한국처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일본과 싱가포르가 채택한 '유연한 정년 연장'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처럼 법적 정년이 60세인 일본은 근로자가 정년 이후에도 일하기를 원하면 기업이 65세까지는 정년 연장, 퇴직 후 재고용, 정년 폐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정년(63세) 이후에도 68세까지 직원을 퇴직 후 재고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 양대 노총 "정년 만 65세로 한번에 높여야" vs 경총 "기업에 과도한 부담"

민주당은 정년을 향후 10~1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2028년 정년을 만 61세로 연장하고, 2030년에 만 62세, 2032년 만 63세, 2034년 만 64세, 2036년 만 65세로 연장하는 식이다.

반면 양대 노총은 법적 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의 한번에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정년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면 일부 연령대에서 소득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에 대한 개편 없이 법정 정년만 연장된다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기업들이 직원을 해고하기 어려운 구조가 유지된 채 정년까지 늘어나면 채용 자체를 꺼리게 될 수도 있다.

◇ 일본·싱가포르, '퇴직 후 재고용'으로 자연스럽게 정년 연장 효과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과 싱가포르는 정년을 자연스럽게 연장하는 방안으로 '퇴직 후 재고용'을 활용하고 있다. 기업은 근로자를 퇴직 후 재고용할 때 통상 실제로 일하는 시간, 성과 등에 맞게 근로 조건을 조정해 계약직으로 채용한다. 이에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일본은 지난 2013년부터 기업이 근로자에 대해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퇴직 후 재고용 ▲정년 폐지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경총에 따르면, 작년 기준 일본 기업 중 65%가 퇴직 후 재고용을 선택했고 정년 연장을 택한 경우는 31%라고 한다.

싱가포르는 법적 정년은 63세이지만 68세까지는 기업이 의무적으로 직원을 재고용 하도록 하고 있다. 정년은 그대로 두면서 '퇴직 후 재고용'을 의무화한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고령화 추세를 고려해 현재 정년을 65세로, 퇴직 후 재고용 연령은 70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