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한 달 동안 해외 투자 규모가 최근 20년 평균보다 3% 증가하면, 원·달러 환율은 0.7%포인트 상승한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18일 나왔다. 미국 주식 투자 확대가 환율을 올리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을 뒷받침하는 분석인 것이다. 미국 주식을 사기 위해 달러로 환전하면, 환율은 상승할 수 있다. 작년 11월 기준 한국의 미국 주식·채권 보유액은 8718억달러(약 1273조원)에 달한다.

신상호 한국은행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이 발표한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투자 확대로 환율이 상승하는 영향은 3년 동안 이어졌다. 특히 투자액이 늘어난 첫 6개월에서 환율 상승 폭이 컸다.

해외 투자로 번 돈을 다시 재투자하는 규모가 평균보다 1%포인트 상승하면, 환율은 0.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영향은 18개월이 지난 뒤에야 없어졌다.

해외 투자로 번 돈이 20년 평균보다 8% 상승하면 환율은 0.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 시장에 달러가 공급돼 환율은 하락한다. 환율 하락 영향은 1년 뒤 사라졌다.

신 과장은 향후에는 투자 소득이 확대돼도 환율은 하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외 투자로 돈을 벌어도 달러를 계속 보유하거나 재투자하는 성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에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한국도 같은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2000년대 중반 이후 해외 투자 수익률이 국내 투자를 넘어섰고, 2014년 이후부터는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순대외금융자산)이 흑자로 전환됐다.

신 과장은 투자 소득이 국내 외환 시장으로 얼마나 들어오고 나가는지 파악해 점검 체계를 정교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 과장은 "배당·재투자 수익·환헤지 등에 따라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며 "투자 소득의 규모뿐 아니라 환류 여부와 유보 성향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