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뉴스1

올해 말부터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모여 단체를 꾸리면 가맹본사에 대한 '협상권'을 주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가맹점주 단체에도 노동조합의 단체 교섭권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점주가 얼마나 모여야 단체로 인정할 지 여부를 두고 본사와 점주가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맹본사는 너무 기준이 낮으면 대표성이 떨어지는 단체들이 난립해 협상을 요구할 수 있어 경영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가맹점주는 기준이 너무 높으면 가맹사업자단체를 꾸리는 것부터 어려워져 법 개정안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우려하고 있다.

◇ 가맹본사 "전체 인원의 40%는 돼야" vs 가맹점주 "10% 미만으로 낮춰야"

14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위는 작년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 시행령을 마련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다.

이 제도는 가맹점주가 단체를 꾸려 본사와 필수품목의 가격 등 거래조건과 가맹점 운영 정책 등에 대해 협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가맹본사는 가맹사업자 단체가 요청하는 협의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 가맹점주가 가맹본사의 부당한 거래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단체를 만들어 협상력을 높이게 하려는 취지다.

시행령 최대 쟁점은 '단체 인정 가맹점주 비율'이다. 전체 가맹점주 중 몇 퍼센트(%)가 모여야 단체로 인정할 지 여부다. 공정위가 지난 9일 개최한 가맹업계 간담회에서 가맹본사를 대표하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가맹점주 40%가 모이면 단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반면, 가맹점주 입장을 대변하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이 비율을 10% 미만으로 최대한 낮아져야 한다고 했다.

공정위는 "세부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 해외는 본사·가맹점 자율에… '유사 근로자'로 인정되면 교섭권 갖기도

주요국은 가맹점사업자단체 결성 권한을 가맹점주들의 자율에 맡기거나, 가맹본사에 대한 의존도가 커 근로자의 성격에 가까운 가맹점주에 한해 교섭권 등을 부여한다.

미국은 연방거래위원회 규정과 각 주의 가맹법을 통해 가맹본사를 규제한다. 가맹본사가 점주 단체의 결성을 방해하거나, 단체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점주에게 보복 조치(계약 해지 등)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가맹본사가 이들과 협상해야 하는 법적 의무는 없다.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는 가맹본사에 대한 가맹점주의 경제적 의존도가 커, 사업자보다 근로자의 성격에 가까울 경우에 제한적으로 단체 결성 및 교섭 권한을 부여한다.

독일은 가맹점주더라도 가맹본사가 제공한 업무활동지침서에 근무시간과 판매 방식, 영업 구역 등이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규율돼 경영상 재량이 없는 경우에는 '유사 근로자'로 인정돼 단체 결성 및 교섭권을 부여한다. 프랑스도 가맹본사로부터 가맹사업자가 독점적으로 상품을 제공받거나, 본사가 승인한 사업장에서만 사업을 해야하는 등 지배력이 클 때 권한을 인정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준이 너무 높으면 사실상 협상권 안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문제, 반대의 경우 대표성 없는 단체가 난립하거나 가맹본사가 어용단체 만들 우려가 상존한다"며 "일률적인 기준보다는 프랜차이즈의 규모에 따라 기준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 등 세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