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수원시 일자리 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 연합뉴스

올해 5월 대졸 실업자가 5년 만에 다시 50만명을 넘어섰다. 역대 최고의 반도체 호황과 수출 증가라고 하지만 대졸 실업자는 코로나 위기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1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5월 대졸 이상 실업자는 50만 3000명이다. 코로나 위기에 실업자 수가 크게 늘었던 2020년(54만6000명), 2021년(54만1000명) 이후 5년 만에 50만명을 넘어섰다. 2022년(46만4000명)과 2023년(42만8000명), 2024년(46만3000명), 2025년(44만3000명)의 대졸 이상 실업자는 40만명대였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반도체 산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지 않다. 최근 우리나라 수출 전체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지만 제조업 전체 취업자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그친다. 반도체 호황이 일자리 늘리기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인 것이다.

또 올해 5월 제조업 취업자 수도 작년 5월과 비교해 14만명 줄었다. 이는 2019년 2월(15만1000명 감소)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취업유발계수(최종 수요가 10억원 발생할 때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 수)가 높은 자동차, 기계 산업 등에서 수출이 감소하면서 고용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동차(5.41), 제조업(4.85)의 취업유발계수는 반도체(1.86)의 3배 안팎이다.

이와 함께 AI 도입이 확산되면서 대졸자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1만1000개 감소했는데 이 가운데 98.6%가 AI 도입 비율이 높은 업종이라는 게 한국은행 조사 결과다. AI 도입 비율이 높은 대표 업종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법무·회계·세무·광고·컨설팅 등을 포함하는 전문 서비스업, 출판업, 정보 서비스업 등이다. 대부분 대졸자 선호도가 높은 직업이다.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고용 관계 장관 간담회에서 "(중동 전쟁으로) 고용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부문별로는 청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제조·건설·농어업 등 업종별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