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13일 부산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앞두고 정부가 숙박 바가지요금 대응책으로 '대체 숙소' 확보에 나섰지만, 공연 일주일 전까지도 숙소 배정이 모두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배정이 안 된 사람 입장에선 본인이 어디에 묵을지 아직 모르는 상황인 것이다.

정부는 최근 '바가지요금 근절 이행 현황 및 향후 계획'을 통해 부산 지역의 대학교·종교시설·공공기관 연수원·청소년수련시설 등 유·무료 대체 숙박 시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대체 숙소는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제공된다.

정부는 지난 4일 기준 약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다. 정부·부산시는 "공연 전까지도 시설 추가 확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발매 기념 컴백 공연 모습. /빅히트 뮤직·넷플릭스 제공

그런데 현재까지 확보된 대체 숙소 중 실제 숙소 배정이 완료된 물량은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배정이 완료된 숙소는 금련산·구덕 청소년수련관, 내원정사, 부산도시공사 아르피나 등 846명분이다.

범어사·홍법사·선암사 등 사찰과 교회·성당, 부산대·부경대·고신대 등 243명분은 지난주 접수를 마쳤지만, 아직 최종 배정 통보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나머지 숙소는 신청 절차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확보했다고 밝힌 대체 숙소 중 상당수가 공연 일주일 전까지도 배정 단계에 이르지 못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부산에서 아직도 대체 숙소를 발굴 중"이라며 "다음 주 중에는 가급적 숙소 확정 안내를 완료하려고 한다"고 했다.

BTS 공연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교통편·숙박을 확정한 뒤 움직여야 하는 관광객 입장에서는 대체 숙소 안내가 미뤄질수록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무료 숙소 배정 여부를 기다리다 기존 숙박 예약을 취소하거나, 반대로 대체 숙소 신청을 포기하고 고가의 숙박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 내부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민간 기업이 주최하는 콘서트에 정부가 어디까지 지원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있다"며 "정부 제공 숙소를 배정받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형평성 문제, 정상가 범위에서 숙박비를 올린 업주의 예약 취소 피해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2022년 10월 16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변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그룹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기념해 드론쇼가 펼쳐지고 있다. /수영구 제공

한편 정부는 BTS 공연 기간 인근 지역의 숙박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대체 숙소 확보 외에도 교통편을 확충하고, 공연장 인근 CGV·롯데시네마 등을 통해 심야 영화를 상영하겠다는 대책도 내놨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BTS 부산 공연 주간 숙박 요금이 전후 주말 대비 평균 2.4배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주말(6월 13~14일) 1박 예약 요금이 평균 43만3999원인데, 직전 주(24만320원)와 그 다음 주(23만1180원)를 웃돌았다. 일부 숙소 중에는 최대 7.5배까지 요금이 뛴 사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