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승 신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14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15년간 동결된 KTX 요금 인상 방안을 국민 동의를 거쳐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국토연구원 책임 연구원,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때 코레일과 SRT 운영사 SR 통합 방안을 담은 연구용역 책임자였다. 지난 3월 3년 임기의 코레일 사장에 취임했다.

◇ 코레일, 누적 적자 20兆 넘어... "요금 인상 논의해야"

김 사장은 KTX·SRT 유지·보수기지인 호남철도차량정비단 인근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코레일의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하다"며 "이대로 가면, 차는 가지만 돈을 벌지 못해서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이 'KTX 요금 인상을 논의할 것이냐'고 질문하자 김 사장은 "지난 15년간 (KTX) 요금이 한 번도 오르지 않아 재무적 압박이 크다"면서 "국민적 동의 과정을 거쳐 정치권, 경제부처와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리하지 않고 합의된 시점에서 적정한 수준으로 논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TX 요금은 정부가 고시하는 열차 운임 상한을 토대로, 코레일과 정부가 협의해 정한다. KTX 요금은 지난 2011년 3.3% 인상된 후 15년째 동결 중이다. 코레일 누적 적자는 지난해 말 기준 20조원을 넘었다.

지난 14일 김태승 한국철도공사 신임 사장이 광주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제공

◇ "노후 차량 교체에 5兆 필요...정부가 절반 지원해달라"

김 사장은 KTX 노후 차량 교체에 향후 5조원이 필요하며, 이중 절반 정도를 정부가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2004년 46편성 규모로 도입된 KTX 차량의 교체 시기가 2030년 초반에 돌아온다"며 "단순 교체 비용으로만 5조원이 드는데 코레일 재무구조상 감당이 어렵다"고 했다.

한국철도공사법 12조에는 '국가는 공사의 경영 안전 및 철도차량, 장비의 현대화를 위해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이를 보조하거나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김 사장은 "정부가 50% 정도 지원해주면 좋겠다"이라며 "내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논의 중"이라고 했다.

지난 14일 광주시 광산구 호남철도차량정비단에서 KTX와 SRT의 중련연결 시범을 보이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제공

김 사장은 공익서비스의무(PSO) 보전 대상 노선도 예산당국과 협의해 단계적으로 넓히겠다고 했다.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정부는 코레일의 노약자·장애인·국가유공자 할인 및 적자 노선 운영에 따른 손실 일부를 보전하고 있다. 다만 보전 대상 노선과 해당 노선 운임에 대한 보상 비율은 정부가 매년 코레일과 협의해 예산 편성에 반영한다.

현재 보전 대상 노선은 코레일이 운영하는 27개 노선 중 동해남부선, 영동선, 태백선, 대구선, 경북선, 정선선 등 10개다. 코레일은 해당 노선 운임의 약 70%를 재정 지원받고 있다. 김 사장은 "27개 노선 전부가 PSO 보전 대상 노선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코레일은 오는 9월 SR과 기관을 통합하고 고속철도도 함께 운영한다. 2014년 박근혜 정부가 고속철도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며 SR을 출범시킨 지 12년 만이다. 통합 고속철도 브랜드는 KTX로 정해졌다고 한다. 김 사장은 "8월부터 국민들이 KTX와 SRT를 같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예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가는 좌석 수가 늘 것이고, 특히 수서역 출발·도착 좌석 수 증가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