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 재정 구조 혁신 태스크포스(TF)가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통합 운용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제안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경직성 지출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교육교부금이 주요 정비 대상으로 오른 것이다.

다만 해법을 놓고는 기획처와 교육부의 입장이 엇갈린다. 교육부는 기획처 제안에 반대하며 내국세의 20.79%를 교부금으로 배정하는 지금의 계산식을 바꾸는 방식이 낫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3일 서울 서초구 원촌초등학교에서 열린 2026학년도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 학생 줄어드는데 교육청 돈은 늘어나

교육교부금은 전국 교육청이 초·중·고 교육비로 쓰기 위한 재원(財源)으로, 매년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분된다. 인구 팽창기인 1972년에 도입돼 50여년 동안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도 세수 증가에 따라 교육청 재원이 불어나는 구조라 재정 비효율 논란이 계속돼 왔다.

올해 교육교부금 규모(추경 포함)는 76조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대로 구조가 유지되면 교부금이 2029년 85조5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학령 인구는 511만명에서 433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시도교육청의 신규 지방교육채 발행은 8년째 '0원'이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매년 채권을 발행하는 것과 대비된다. 교육청에 배분되는 재원은 상대적으로 넉넉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예산처 예산실. /박소정 기자

◇ 기획예산처 우선 해법은 '칸막이 해체'

교육교부금 정비를 검토하는 기획처는 지자체가 쓰는 지방교부세와 교육청이 쓰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주머니를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우선순위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내국세의 19.24%, 20.79%는 각각 교부세와 교육교부금으로 배분된다. 이 둘을 합친 40.03%를 지방에 주고, 지방 행정과 교육에 알아서 쓰라는 것이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서도 이런 내용이 논의된 바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 교육 수요는 감소하는데, 돌봄·복지·지역 인프라 등 다른 지방 행정 수요는 커지는 만큼 같은 재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한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처럼 지방행정 재정과 교육재정을 강하게 분리해 놓은 구조는 국제적으로도 드문 편"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이 방안에 대해 완강히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지자체장과 교육감을 따로 뽑는 현 선거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라며 "교육 재정을 담보할 수 없어 위험하다"고 했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이 2021년 제안한 교육재정교부금 산식 개선안. /KDI 제공

◇ 교육부 "통합보다 '내국세 연동' 산식 개편"

교육부는 내국세 일정 비율을 교부금으로 배정하는 산식을 고치는 방안은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안정성 확보에 최우선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전년도 교부금에 경상성장률을 반영하되,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함께 고려해 교부금을 정하는 방안을 2021년 제안했다. 현재로서는 이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산식 개편안으로 거론된다.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은 교육세 배분 구조를 손보는 것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20.79%뿐 아니라 각종 세금에 붙는 교육세 일부도 재원으로 삼고 있다. 현재 교육세는 유아교육·고등평생교육 관련 특별회계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나뉘어 배분되는데, 이 중 교부금으로 가는 몫을 제외하는 방식이다.

올해 교육교부금으로 배분되는 교육세는 총 1조7587억원 규모다. 다만 교부금의 대부분은 내국세 연동분에서 나오는 만큼, 교육세 배분 조정은 근본 처방이라기보다 보조 수단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