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사에서 "시장 가격 지표 움직임을 보다 적극 활용해 조기 경보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은행이 2년 전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 '금융·외환 조기 경보 모형' 기능을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년 전 개발만 하고 사실상 방치해둔 인공지능(AI) 모델을 되살려 조기 경보 업무 등에 활용할 지 검토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금융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6개월마다 발간되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공개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환율 변동과 장·단기 채권 금리 차이 등 여러 시장 지표를 분석하지만, 이 변화가 미래 금융 위기의 신호인지 파악하는 데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한국은행이 금융·외환 조기 경보 모형을 개발한 것은 예측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모형은 채권·주식, 은행, 외환 세 부문의 취약성을 월 단위로 분석한다. 매달 산출되는 지표를 입력하면, 6개월 뒤 금융 위기 가능성을 숫자(경보 지수)로 보여준다. 한국은행이 개발 당시 시행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 모형은 2008년 금융 위기와 2022년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레고랜드) 사태를 조기 포착했다. 사태가 발생하기 3개월 전부터 지수가 상승하며 위기를 알린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 모형에 새로운 데이터를 추가해 여전히 금융 위기를 예측해낼 수 있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현재 모형은 리스크가 커지면 자체 개발한 복합금융압력지수(CFPI)가 상승하는 식으로 위기를 알리는데, 여기에 다른 변수를 추가해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 평가는 금융 기관의 자산 건전성 위주로 되어 있다"며 "시장 지표를 이용해 보다 빠르게 금융 안정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