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동 전쟁 초기에는 연 2% 성장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반도체 호조에 따른 1분기 '깜짝' 성장 발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4월 3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연합뉴스

◇ '1.7~2%' 전망→4월 말 이후 '2%대 후반~3%'로

4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올해 한국 성장률이 3%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전 전망치(2.2%)보다 0.8%포인트(p) 올린 것이다.

최근 국내외 분석 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대체로 2%대 후반에 형성돼 있다. ▲씨티그룹(2.2→2.9%) ▲캐피털이코노믹스(1.6→2.7%) ▲BNP파리바(2.0→2.7%) ▲골드만삭스(1.9→2.5%) ▲ANZ(2.0→2.5%) ▲바클레이즈(2.0→2.4%) ▲노무라(2.3→2.4%) 등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 3일 '2026년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성장률을 1.9%(작년 9월 전망)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과 중동 전쟁 직후 나온 전망치와 사뭇 다른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1월 초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2%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제시했고, 한국은행은 지난 2월 1.8%에서 2%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국제통화기금(IMF)은 1.9%를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월 당초 2.1% 전망을 되레 1.7%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가 주유하려는 차량으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 1분기 GDP 깜짝 성장, 4월도 수출 호조… 전쟁·물가 변수

지난달 23일 발표된 '깜짝' 1분기 성장률이 계기가 됐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로,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생각보다 선전한 내수가 뒷받침됐다. 올해 1분기 산업 생산, 소비, 설비투자, 건설기성 등 산업활동 지표도 모두 동반 상승했는데, 이는 2023년 2분기 이후 처음이었다.

중동 전쟁이 한창인 4월에도 수출 호조세는 이어졌다. 수출은 지난 3~4월 사상 첫 2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넘어서는 신기록을 썼다. 무역수지(237억7000만달러 흑자)는 역대 4월 중 최대 실적,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썼다. 1년 전보다 173.5% 늘어난 반도체 수출이 견인했다.

월별 수출입 현황. 2026년 3~4월 수출액이 2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을 썼다. 그래픽=손민균

앞으로 남은 2~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에 그치더라도, 연간 성장률은 2.4%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는 2분기 '마이너스 성장'만 방어한다면 어느 정도 선방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최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지급을 시작한 '고유가 피해 지원금'이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쟁 장기화'와 '물가'가 변수다. 미국-이란 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거나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 성장률 상향 흐름이 빠르게 꺾일 수 있다.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가계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려 내수 회복세도 약해질 수 있다. 최근 수출·성장 호조가 반도체에만 크게 기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올해 1분기 제조업 생산 증가율(3%)은 5년여 만에 가장 컸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정부는 6월 말쯤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수정 연간 전망치를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