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6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하향 조정 폭이 주요 20개국 중 영국(0.5%포인트) 다음으로 컸다. OECD는 중동 사태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기업의 생산비용은 상승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 세계 성장률 전망 유지했는데...한국은 큰 폭 하향 조정

지난달 중동 사태가 발생한 이후 국제기구가 주요국 경제 전망을 발표한 것은 OECD가 처음이다. OECD는 앞서 작년 말 경제전망에서 한국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각각 2.1%, 내후년 2.0%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우리 정부·한국은행(2.0%)보다도 높았다. 그런데 석 달 만에 발표한 수정 전망에선 중동 사태를 반영해 올해 전망치를 0.4%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내년과 내후년 전망은 유지했다. OECD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1.8%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은 2.0%로 유지했다.

OECD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은 2.9%로 유지했다. 당초 예상보다 세계 경제가 회복돼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려 했으나, 중동 사태로 회복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중동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20개국(G20)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3.0%로 올렸지만, 내년은 3.1%에서 3.0%로 낮췄다. 미국은 올해 1.7%에서 2.0%로 상향 조정됐으나, 내년에는 1.9%에서 1.7%로 낮아졌다.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본 것이다.

◇ 원유 수입 의존도 높은 일본은 전망 유지... "작년 4분기 내수 회복 반영한 듯"

OECD는 일본과 중국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했다. 앞서 일본은 올해와 내년 각각 0.9%, 중국은 올해 4.4%, 내년 4.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존은 올해 전망치는 1.2%에서 0.8%로, 내년은 1.4%에서 1.2%로 모두 내려잡았다.

OECD가 한국과 비슷하게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한 것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일본은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으로 작년 4분기부터 예상보다 민간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는 현상이 나타나, 에너지 비용 상승 우려에도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OECD는 "현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정부 정책이 적시성이 있어야 하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가계와 기업을 타깃팅(targeting)해야 하며, 에너지 절약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재정경제부는 "초과세수를 활용한 25조원 수준의 전쟁 추경을 4월 중 최대한 빨리 시행해 위기에 본격 대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