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국내 증권사 거시·채권 전문가 10명 전원은 한은이 이번 금통위를 포함해 올해 내내 금리를 현재의 연 2.5%로 동결할 것이라고 조선비즈에 밝혔다.
한은이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도 '금리 인하'와 관련한 문구가 사라졌다. 작년 11월에도 금리를 동결했지만 의결문에서 '향후 경제 상황 등을 보아가며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은은 작년 2, 5월 두 차례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 뒤 같은 해 7, 8, 10, 11월, 올해 1월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 "환율·물가·부동산 여건, 지난달 금리 동결 때와 비슷"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환율, 물가, 부동산 가격 등 경제 여건이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42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초 1470원대로 올랐다. 이후로 1440원대에서 움직이는 등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낮추면 미국과의 금리 차가 더 벌어진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5~3.75%다. 외국인 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좇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 고환율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0월(2.4%)부터 12월(2.3%)까지는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돌았다.
집값 상승 흐름도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07% 상승했다. 10·15 부동산 대책 시행을 앞두고 거래량이 급증했던 지난해 10월(1.43%)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면 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부동산으로 자금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
◇ 전문가 전원 "연말까지 동결"… '내년에 금리 인상' 관측도
전문가 전원은 한은이 최소 올해 연말까지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6명은 '금리 인하가 끝났다'고 했다. 나머지 4명 중 2명은 내년 상반기까지, 2명은 내년 말까지 금리가 지금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수출 호조와 견조한 소비로 경제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금리 인하 필요성이 약화됐다"며 "반면 부동산 시장 과열과 원화 약세는 지속되고 있어 금리 동결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한은이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한은은 내년 1분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 "국내 경제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고, 미국 역시 유사한 흐름 속에서 올해 2~3차례 금리를 더 낮춘 뒤 인하 사이클을 종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전문가 다수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낮게는 0.1%포인트에서 높게는 0.3%포인트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