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앙부처가 소속 공무원을 파견한 국제기구에 달러 등으로 보내는 비용 지급을 '일시불'에서 '할부'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앞으로 환율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송금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세종 관청가에서는 "고환율 시대에 정부도 환테크를 하는 셈"이라는 말이 나온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 현황이 표시되어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4.80원(1.72%) 상승한 달러당 1464.30원에 거래되고 있다. /뉴스1

한국 공무원이 UN(국제연합) 등에 근무하려면 '국제기구 고용휴직 제도'를 이용하게 된다. 소속 부처에는 일단 휴직을 하고 국제기구에서 2~3년 근무한 뒤 복직하는 방식이다. 이들이 국제기구에 있는 동안 인건비는 우리 정부가 부담한다. 그동안에는 1년 인건비 총액을 일시납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그런데 작년부터 일시납을 분할 납부로 전환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시기와 맞물려 일어난 일이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작년 국제기구 고용 휴직자 인건비를 분납한 것은 총 135개 직위 중 54개(40%)였다.

정부 관계자는 "각 부처가 원화로 예산을 받아서 국제기구 인건비로 집행하는 구조인데, 환율이 예산 편성 당시 잡았던 수준보다 크게 높아지면 부족분이 생긴다"며 "일부 국제기구는 분할 납부를 허용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분납으로 일단 달러 송금을 줄여 놓고 나중에 환율이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달러 송금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작년 정부가 외화로 지불해야 하는 예산을 편성할 때 적용한 환율은 1380원(원·달러 환율)이었다. 그런데 실제 환율은 평균 1422원이었고 한때 148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고환율이 계속되자 인사혁신처는 올해 국제기구 파견 공무원 인건비 예산을 442억2300만원으로 증액했다. 작년(333억4500만원)보다 33% 늘린 액수로 역대 최대 증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