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전산업 생산이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5년 만에 1%대 미만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반도체와 조선업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지만, 역대 최악의 건설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국가데이터처가 30일 발표한 '2025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 생산(농림어업 제외)은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이는 2021년(5.5%), 2022년(1.1%), 2023년(1.5%), 2024년(1.5%)에 이어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산업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광공업 생산은 1.6% 증가했는데,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사양 메모리 수요 확대로 반도체가 13.2% 급증했다.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 물량이 늘어나는 등 조선업 호황으로 기타 운송장비도 26.4%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1.9% 늘었다. 보건·사회복지(4.8%), 도소매(2.9%), 금융보험(2.6%)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정부는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지난해 초 서비스업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민생소비쿠폰 정책의 영향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반등했다. 2024년 연간 1.1%였던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0.4%, 2분기 1.4%, 3분기 3.2%, 4분기 2.6% 등을 기록했다.
내수와 직결된 산업들은 부진했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비금속광물이 12.3% 감소했다. 레미콘이나 시멘트, 아스콘 같은 건설용 자재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1차금속도 국내 건설경기 부진과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등으로 3.3% 감소했고, 금속가공도 8.8% 줄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년 대비 16.2% 감소했는데, 이는 1998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감소폭이었다. 건축(-17.3%)과 토목(-13.0%)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급감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신규 착공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와 조선업 등 수출 주력 산업은 호조를 보였지만,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 산업의 부진이 전체 생산 증가율을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건설수주가 2년 연속 증가했고, 최근 2개월 연속 건설기성도 전월 대비 증가하는 등 선행 지표는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는 건설업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