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신생아 특례대출'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례대출이 시행된 이후 소득 하위 30% 계층의 출산율에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가 이런 결론을 담아서 낸 '최근 출산율 반등 흐름의 주요 특징과 원인 분석' 연구용역 보고서를 27일 조선비즈가 입수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2024년 도입된 주거·저출산 지원 제도다.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상위 소득층까지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도입 초에는 부부합산 연소득 요건이 '1억3000만원 이하'였으나, 2024년 12월부터 '2억원 이하'로 완화됐다.

저출산위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출산율 반등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5년 1.30명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다 2023년 0.72명까지 떨어졌지만, 2024년 0.75명으로 반등했다. 2025년에도 3분기 합계 출산율이 0.81명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득분위별 합계출산율 추이 그래프. 출산율은 저소득층에서 높았다가, 중간 소득층에서 바닥을 찍고 상위 소득층에서 다시 높아지는 'U자형'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저소득층에서 감소하고, 상위 소득층에서 증가하는 흐름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공

보고서는 정책 효과를 소득 계층별로 확인하기 위해, 특례대출 도입 전후 소득 계층별 출산율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소득 상위 계층에서만 출산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득 상위 30% 집단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84명에서 2025년 0.95명으로 상승했지만, 소득 하위 30%에서는 출산율 반등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출산위는 소득 하위 30%의 출산율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2023년과 2025년 모두 전체 평균 출산율인 0.7명대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격차가 신생아 특례대출의 '소득계층 편중'으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로 대출 상환 여력이 있고 안정적 직장을 가진 이들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최근 출산율은 저소득층에서 중간 소득층으로 갈수록 위축됐다가 상위 소득층에서 다시 높아지는 'U자형'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정책은 저소득층, 비정규직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