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취업이 1년 늦어지면 실질임금이 6.7% 줄고 상용직으로 채용될 확률도 떨어진다는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영향 평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은 조사국 이재호 거시분석팀 차장이 작성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연구진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고 수시채용을 확대하면서 청년들의 구직기간이 장기화되고 있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첫 취업까지 1년 이상이 걸린 청년의 비중은 2004년 24.1%에서 지난해 31.3%로 증가했다.

길어진 구직기간은 청년의 임금과 고용 형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취업자들의 임금을 조사한 결과, 취업까지 걸린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현재 받는 실질임금은 6.7% 줄어들었다. 또한 미취업 기간이 1년일 경우에는 5년 후 상용직으로 근무할 확률이 66.1%였으나, 3년으로 늘어나면 56.2%로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청년층의 경제활동이 늦어지면서 이들의 주거환경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고시원 등 취약 환경에서 거주하는 청년층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급증했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최소 주거 면적인 14㎡보다 작은 공간에서 거주하는 청년 비율은 2023년 6.1%에서 2024년 8.2%로 올랐다.

연구진은 높아진 주거비 부담이 청년층의 부채를 늘려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연구결과, 주거비가 1% 오르면 총자산은 0.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주거비 지출 비중이 1%p 상승하면 교육비 비중은 0.18%p 하락해 청년층의 미래 투자 여력도 제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청년세대의 고용∙주거 문제는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라면서 "고용 측면에서는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여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주거 측면에서는 소형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