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세계은행 건물./AP 연합뉴스

새해에도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세계경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은 13일(현지 시각) 공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 2.7%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지난해 교역량이 일시적으로 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높은 회복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에는 교역량과 국내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러한 효과가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세계 금융 여건이 개선되고, 일부 대형 국가의 재정 지출 확대가 성장 둔화를 일정 부분 완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망치(2.6%)는 세계은행이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제시했던 2.4%보다 0.2%포인트 높다. 세계은행은 상향 조정분의 약 3분의 2가 미국의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성장률은 지난해 2.1%에서 올해 2.2%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관세 부담이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세제 혜택 연장과 지난해 말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등이 올해 성장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유로 지역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0.9%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수출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며 수출 둔화로 이어진 점이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4.4%로, 지난해 4.8%보다 낮았다. 세계은행은 하락 요인으로 중국의 성장 둔화를 꼽았다. 중국은 지난해 4.9%에서 올해 4.4%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으며, 소비자 신뢰 약화와 부동산시장 침체, 고용·제조업 둔화 등이 원인으로 언급됐다. 중국을 제외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성장률은 지난해 4.6%, 올해 4.5%로 예상됐다. 이번 보고서에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개발도상국 성장률은 지난해 4.2%에서 올해 4.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은행은 주요 국가들이 미국과 양자 무역 합의를 맺었음에도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상대적인 관세율 변화가 역내 공급망 재편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단기적으로 세계경제의 하방 위험이 더 크다며, 무역 갈등 고조와 무역장벽 강화, 자산 가격 하락 및 금융시장 여건 악화, 재정 우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등의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성장 둔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