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안전설비에 투자한 기업에 대한 3종 세제 혜택 패키지를 9일 발표했다. 기업이 사업장에 인공지능(AI)·드론·로봇 등 신기술이 접목된 안전시설을 설치하면 비용 최대 12%를 법인세에서 깎아준다고 한다. 연구·개발(R&D) 비용은 최대 40%까지 공제해준다. 기존에는 소방·내진보강시설 등 일부 안전시설을 설치했을 때만 세제 혜택을 줬다.

2022년 1월 26일 인천국제공항 건설 현장에 안전모와 장갑이 놓여 있다. /조선DB

◇ AI 안전기술 연구개발비 최대 40%까지 세액공제

정부는 이날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안전설비 세제지원 3종 패키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으로 인정되는 안전시설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통합투자세액공제는 기업의 사업시설 투자 비용에 일정 비율(공제율)을 곱한 금액을 법인세 등 세금에서 감면해주는 제도다.

앞으로 기업이 AI 관제 시스템, 안전 감지용 드론 등 신기술을 활용한 안전시설을 사업장에 설치하면, 통합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런 첨단 안전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해 연구·개발비의 20~40%, 관련 시설 투자액의 3~12%를 감면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기업이 하청업체 근로자와 특수고용노동자(특고)·배달종사자를 위한 안전시설을 설치해도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중소기업의 안전설비 투자 금액의 비용 처리 기간을 단축해 주는 '가속상각(加速償却)' 제도를 도입한다. 보통 기업의 설비투자 금액은 5~10년에 걸쳐 비용으로 처리된다. 세무당국은 올해 100억원을 설비투자했다면 이 금액을 10년에 걸쳐 10억원씩 감가상각 처리해 기업의 과세 대상 수익에서 빼준다. 가속상각이란 이 상각 기간을 짧게 해서, 투자한 그다음 연도에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비용 처리하게 해 투자에 따른 절세(節稅) 혜택을 빨리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안전설비 투자 상각 기간을 50% 단축해 주기로 했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 '고령자+청년' 고용 시 세제 지원금 도입 추진

정부는 노후 소득 보장 강화에도 나선다. 단계적 정년 연장을 추진하는 한편, 법정 정년을 초과한 60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에 고령자통합장려금을 주고, 고용한 고령자 수만큼 청년을 고용하면 추가 지원하는 '세대 상생 고용 지원' 제도를 추진한다.

또 기업 규모별로 퇴직연금의 단계적 도입 의무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미도입 사업장에는 과태료 부과를 검토한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지금처럼 근로자가 금융회사와 개별 계약을 맺고 퇴직연금 적립금을 굴리기보다, 마치 국민연금처럼 자금을 한데 모아 전문 기관이 중장기 관점에서 운용하게 하는 것이다.

집은 있지만 소득이 없는 고령층을 위한 주택연금 제도는 실거주 요건을 완화하고 지원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기초연금·국민연금은 감액 제도를 일부 축소할 방침이다.

이 밖에 정부는 저소득층에 주는 생계급여와 관련, 노인·장애인 가구에 부양 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양 의무자인 부모나 자녀의 연소득이 1억3000만원 이상이거나 재산이 12억원을 넘으면 수급이 제한된다. 또 부모급여, 첫만남 이용권, 아동수당 등 복지급여는 신청이 없어도 자동 지급되도록 전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