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금융사가 법정 비율 이상으로 외화예금을 맡기면 연 3.50%~3.75% 수준의 이자를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지급한다고 19일 밝혔다. 금융사에 달러를 해외에 투자하지 말고 국내로 들여오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또 한은이 금융사의 비예금성 외화 부채에 부과하는 0.02%~0.2%의 외환건전성 부담금도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한시 면제한다. 부담금이 면제되면 은행은 달러 조달 비용이 줄어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

◇ 은행, 韓銀에 외화예금 법정 비율보다 더 맡기면 이자 받는다

한은은 이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한시적 외화 지준 부리(附利·이자를 붙임) ▲한시적 외환건전성부담금 면제 두 가지 조치를 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금융사의 법정 비율 초과 외화예금에 이자를 지급하는 건 사상 처음이다. 금융사는 외화예금의 2~7%에 준하는 금액을 한은에 맡겨야 한다. 이렇게 맡기는 돈을 지급준비금이라고 한다. 한은은 지급준비금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한다. 또 갑작스런 대규모 예금 인출 가능성에 대비해 안전 장치를 둔다.

한은은 "금융기관은 주로 해외에서 운용하던 외화자금을 리스크 대비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내면서 국내에서 운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금융기관 및 개인들이 해외에서 운용하는 외화 예금이 국내 유입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2011년 은행의 과도한 외화 부채 확대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금융사가 직접 시장에서 빌린 외화에 부담금을 매기는 것이다. 부담금이 면제되면 금융사가 달러를 조달하는 비용이 떨어진다. 달러 조달이 이전보다 수월해지므로 시장에 풀리는 달러도 늘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2분기에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한시적으로 면제한 데 5년 반 만에 같은 카드를 또 꺼내들었다.

◇ 日, 금리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

이번 결정은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올린다고 발표한 이후 나왔다. 일본 기준금리는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이에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대규모로 일어나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싼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금리가 상대적으로 비싼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기법이다. 일본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 자금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 경우 미국 증시가 하락할 수 있는데, 한국 증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요인이 된다. 동시에, 엔화값이 오르면 엔화와 동조되는 흐름을 보이는 원화 가치 상승 요인이기도 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내린 1475.5원 출발한 뒤 오후 2시 40분 현재 소폭 상승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