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프로폴리스 추출물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아토피성 피부염과 같은 면역 과민 반응 개선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것이다.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식물의 새순이나 나무 수지에서 모아 만든 천연 물질이다. 항산화와 항균, 항염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건강기능식품 기준에서는 항산화·구강 항균 작용만 기능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농진청은 서울과학기술대, 연세대, 가천대, 분당차병원과 함께 프로폴리스의 면역 조절 효과를 단계별 실험으로 검증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 결과, 프로폴리스에 들어 있는 주요 성분 12종이 아토피성 피부염과 관련된 203개 생물학적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역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들과 연관성이 확인됐다.
세포 실험에서는 면역 과민 반응, 면역 증진, 관절·잇몸·장 건강 등 5개 항목을 비교했다. 이 가운데 면역 과민 반응 조절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동물 실험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유도한 쥐에게 프로폴리스 추출물을 4주간 투여한 결과, 피부 증상은 절반가량 줄었다. 긁는 횟수도 평균 28회에서 15회로 감소했다. 피부 수분 손실과 귀 두께 역시 약 50% 줄어 염증과 가려움이 완화됐다고 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도 진행됐다. 아동과 성인 66명이 12주 동안 하루 2.5㎖의 프로폴리스 추출물을 섭취했다. 그 결과, 면역 과민 반응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은 약 50% 감소했다. 염증 반응 지표인 혈청 호산구양이온단백질(ECP) 수치도 12% 낮아졌다.
다만 농진청은 "이 수치 개선을 바로 '아토피 증상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표현할 수는 없다"면서 "기능성 인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면역 기전 연구에서는 프로폴리스 추출물이 면역세포에 직접 작용해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의 분비를 줄이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면역을 무조건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반응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프로폴리스 추출물의 기능성 항목에 '면역 과민 반응 완화'를 추가하는 절차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진행 중이다. 목표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방혜선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은 "프로폴리스는 면역을 무작정 높이기보다, 지나치게 반응하는 면역을 가라앉히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기능성이 추가되면 건강기능식품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제품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