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2.7원 내린 1471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세가 지속되며 1480원엔 바짝 다가섰지만, 오후들어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보다 2.3원 오른 1476원에 출발했다. 개장 이후 환율은 상승 폭을 키우며 1477.9원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다. 마감 직전에는 1469.9원까지 내려갔다가 1471원으로 장을 마쳤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나타나있다. /뉴스1

이날 환율은 상·하방 압력이 동시에 작용했다. 오전에는 외국인의 순매도 흐름을 좇아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생겨 환율 상승 요인이 된다. 이날 9시 5분 기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02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오후 들어 매도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장 마감 기준으로도 외국인은 43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세가 확대된 배경에는 미국 증시에서 IT 대기업 오라클을 계기로 촉발된 '인공지능(AI) 거품론' 확산이 있다. 오라클은 그동안 대표적인 AI 관련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크게 상승해 왔으나, 9~11월 실적 발표를 계기로 데이터센터 투자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지난 11일(10.83%)과 12일(4.47%) 이틀 연속 급락했다. 이 영향으로 나스닥 지수는 11일 0.25% 하락한 데 이어 12일에도 1.68% 떨어졌다.

그러나 오후에는 원화와 동조성이 높은 엔화를 따라 환율이 하락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이 오는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보다 0.25%포인트(p) 인상한 0.75%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후 4시 32분 기준 전날보다 0.64엔 내린 155.2엔을 기록 중이다.

정부의 잇따른 환율 대응 시사도 원화 약세를 누그러뜨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긴급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어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과 함께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임환열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날 환율은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을 따라 움직였다"며 "오전에는 미국 증시에서 촉발된 AI 관련주 부진 우려로 원화가 약세를 보였고, 오후에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이 부각되며 강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